[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0
“그러니까 우리가 월드컵 4강에 오른다고요?”
“네?”
“말도 안 돼.”
현우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그렇게 잘한단 말이에요?”
“그럼요.”
“우와.”
아이처럼 감탄사를 내뱉는 현우를 보며 수현은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곳을 오지 않을 수도 없었다.
“저기.”
“네?”
“뭐라도 드실래요?”
“네?”
“아니 저는 아직 배가 고파서요. 점심 때가 지났거든요.”
“아.”
책방 안의 시계는 2시가 막 지난 시간을 가리켰다.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현우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현우가 보이던 순간에는 액정이 켜지지도 않다가 현우가 사라지자 곧바로 액정에 시간이 떴다.
“네 시?”
“자네는 누군가?”
“네?”
고개를 돌리니 중년의 사내가 보였다. 꽤 잘생겼을 것 같은 소년에 수현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안녕하세요?”
“가게에 들어오는 것을 못 보았는데?”
“네?”
“여기 언제 왔나?”
“그게.”
설마 이 사람이?
수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그가 이 사람인 모양이었다. 정작 책을 계산하면 나타나는 바로 그 사람.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해요.”
“여, 여기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로 해서요.”
“네?”
“이현우라고.”
“네?”
사내의 얼굴이 묘하게 굳었다.
“그러니까.”
“네.”
중년의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현우가 있었는데.
“그게 꿈이 아니었다니.”
“네?”
“어릴 적 같이 놀던 이가 있었어요.”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뭐. 좋아한다고 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그 사람이 그냥 사라졌거든요. 아. 그래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거구나. 그러한 생각을 했는데. 그 사람이 정말로 미래에 있는 사람이었다니.”
“아. 네.”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니까?”
“내가 맙습니다.”
가만히 얼굴을 살피니 현우의 얼굴이 묻어났다. 현우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 시절의 나를 찾기는 어려울 테지요. 나도 이제 마흔이라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그리 어린 나이는 아니죠.”
“네.”
수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낯선 사람. 하지만 익숙한 그런 사람이었다.
“미안합니다.”
“아니요.”
“내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과거의 나와 만났을 텐데.”
“아, 네.”
“그래서 사라진 거구나.”
“네?”
“그 시절이 기억이 났거든요.”
중년의 현우는 이마를 짚었다.
“요리를 준비했는데 딱 사라졌더라고요.”
“제가요?”
“네.”
“어?”
샌드위치를 들고 온 현우가 순간 멈칫했다. 분명히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 수현이 거기에 없었다.
“뭐지?”
현우는 고개를 갸웃하고 책방을 이리저리 찾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수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간 건가?”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물었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41 (0) | 2013.09.14 |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40 (0) | 2013.09.13 |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9 (0) | 2013.09.12 |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8 (0) | 2013.09.11 |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7 (0) | 2013.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