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포)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아이리쉬 커피
Good – 연기력 포텐 바라는 사람
Bad – 남자 영화 싫은 사람
평점 - ★★★☆
이토록 묵직한 영화라니. 세대를 넘어가면서 보여주는 세 편의 이야기는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고요. ‘브랜들리 쿠퍼’와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배우를 생각을 하면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훈훈한 외모를 무기로? 나서는 배우들이니 말이죠. 아무래도 조금은 달달한 역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을 했어요. 뭐, 요즘 ‘라이언 고슬링’ 같은 경우야 조금 묵직한 영화에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영화는 아니지 않아?싶었는데 생각 외로 괜찮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폭발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토록 완벽한 느낌이라니. 게다가 세 편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시대가 흐르는데 전혀 지루하다거나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몰입을 하고 공감을 하게 되고요. 그 안에 담겨 있는 아슬아슬한 감정의 터뜨림 같은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확실히 매력적이거든요. 그리고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 역시 훌륭하고요. 대비되는 캐릭터라는 것. 그리고 인간 내면의 고뇌 같은 것이 고스란히 보인다는 것 역시 매력적입니다. 마냥 편하게 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 보고 나면 아.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망나니 아빠 ‘라이언 고슬링’의 이야기. 두 번째는 그를 실수로 죽인 경찰 ‘브랜들리 쿠퍼’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은 그들의 아들들이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세 가지 이야기는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인데 그 안에 ‘브랜들리 쿠퍼’의 변화가 이 영화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순진한 경찰에서 시대에 점점 변하게 되고, 이내 정치인이 되는 그는 조금씩 변화를 보입니다. 점점 더 세속적으로 변하는 것인데 이 모습을 가지고 나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 역시 그저 어른이 되니까요. 그러면서도 평생 과거에 집착을 하는 그의 모습을 흥미롭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흐르더라도 결국 그의 마음에는 그의 잘못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세 개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만큼 다소 산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작 영화를 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세 편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덕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매력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화해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물론 아들 세대로 오게 되면 조금 지루해지기는 하는데 자연스럽게 ‘브랜들리 쿠퍼’가 그 중심을 잡아주거든요. 한 편의 영화로 3편을 보는 느낌을 주는 이 영화. 그 묵직함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중심인 ‘라이언 고슬링’은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흘러가죠. 그는 은행 강도가 되어 버립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오토바이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요리조리 피하게 되는데 그 누구도 그를 제대로 잡지 못합니다. 그릇된 방법으로 돈을 벌기는 하지만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닐 거예요. 그는 그저 평범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평범한 아버지가 되는 방법 같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고 그는 이러한 방법이 그저 평범한 아버지가 되는 줄 알고 있었기에 그저 돈을 벌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소 멍청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죠. ‘라이언 고슬링’이 맡은 ‘루크’는 그래서 밉지가 않습니다. 은행 강도를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돈을 가지고 오는 것이 그가 바라는 것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자신의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거죠. 물론 이 방법이 그릇되기는 했지만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그러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도 결국 흔들리게 됩니다. 아이 엄마가 그의 이러한 행위를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죠. 마지막 순간 다급히 전화를 하는 그는 그저 평범한 아빠입니다.
‘브랜들리 쿠퍼’는 순진한 경찰이자 정치인, 그리고 죄책감에 사로잡힌 사내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커다란 흐름이 바로 그의 시점으로 이어지는 건데요. 실수로 발포를 해서 ‘루크’를 죽이고 성공한 정치인이 된 ‘에이버리’ 그는 사실 어쩔 수 없는 인물입니다. 여기에서 자신이 먼저 총을 쏘았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말이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정의로운 경찰이라는 그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아야 하기에 그는 방법이 없습니다. 너무 아플 테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그저 마음에 내려놓아야 하는 거죠.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아들에게 그다지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죄의 무게가 너무나도 커서 그렇게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순진한 경찰, 패기가 넘치는 정치인. 그리고 ‘루크’의 아들 앞에서 약해진 그의 모습. 이 모든 것이 ‘브랜들리 쿠퍼’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가 3편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음에도 매끄러운 것이 바로 ‘브랜들리 쿠퍼’가 존재하는 이 지점입니다. 한 사람의 고뇌와 그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면서 이야기에 공감이 가게 되니 말이죠.
‘루크’의 아들 ‘제이슨’은 ‘데인 드한’이라는 배우가 맡았는데 꽤나 괜찮은 연기로 두 배우에게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전에 [크로니클]이라는 영화에 나왔더라고요. 아무래도 영화 자체가 ‘브랜들리 쿠퍼’를 중심으로 흐르는 만큼 자연스럽게 그의 비중은 적을 수 없지만 그가 나오는 분량에 비해서 그가 맡은 역할이 꽤나 중대하기에 그가 제대로 연기를 해주어야만 하거든요. 그가 ‘루크’의 아들이자 결국 ‘에이버리’를 단죄하면서 동시에 그를 용서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인물이니 말이죠. 뭔가 까불거리면서도 묘하게 그 뒤에 상처가 있는 역할을 꽤나 매력적으로 그려냅니다. 어딘지 모르게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기도 하죠.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 역시 제대로 된 사고를 칠 수 있는 인물이니 말입니다. 뭐 그래도 여화의 몰입도를 방해하지는 않으니까요. 그저 장난처럼 ‘에이버리’의 아들에게 다가갔다가 자신의 아버지와 관련된 진실을 알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모습이 이 영화 마지막 에피소드의 포인트입니다.
결국 아들을 살리고 싶은 아버지, 정치인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실수할 수 없었던 아들 그리고 다시 아들을 가진 아버지. 모두 다 닮은 이들이죠. 아무리 다른 척을 하더라도 결국 그들은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아버지이니 말이죠. 이 지점이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들은 결국 자신의 뿌리를 부정할 수도 없고, 그들은 누군가의 아들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니까요. 영화 자체가 조금 잔인하고 지루하게 진행이 되는 것 같은데 전혀 지루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브랜들리 쿠퍼’의 입장이 되어서 도대체 어떻게 그 진실이 계속 숨겨지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 밝혀지는 것일까 하고 조마조마하게 볼 수가 있거든요. 그 아슬아슬함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터뜨리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터뜨리는 것은 아니고 약간 절제가 되어서 안에서 터뜨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소 묵직하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다운 소나무 숲 이야기.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아버지의 사진을 발견하는 ‘제이슨’
둘 – 피해자의 아내에게 돈을 돌려주는 ‘에이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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