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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바람이 분다, 재료를 알면 불편해

권정선재 2013. 9. 9. 07:00

[맛있는 영화] 바람이 분다, 재료를 알면 불편해

 

Good 스튜디오 지브리의 팬

Bad 일본의 사관이 불편한 사람

평점 - ★★★

 

[바람이 분다]는 영화 그 자체만으로 본다면 그다지 나쁜 영화는 아니겠지만 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생각을 한다면 분명히 불편한 영화입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준 전투기를 만든 이이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불편합니다. 그를 너무 아름답게 그렸거든요. 너무나도 많은 이를 다치게 한 전투기를 만든 이를 그저 비행기에 대한 동경이 많은 청년으로 그리는 것은 불쾌합니다. 게다가 그 마지막 문구로조차 그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전쟁 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그리기는 하지만 정작 거기에서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조금은 피해가고자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저 순수한 로맨스 영화처럼 묘사하는 것이 꽤나 불쾌한 느낌입니다. 전혀 그런 영화가 아니면서 말이죠. 영화의 가장 중요한 줄거리는 꿈을 찾아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지로입니다. 어릴 적부터 비행기에 대해서 동경을 하던 그는 파일럿은 될 수 없지만 제대로 된 설계자가 되기로 노력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의 비행기가 어떠한 결과를 낳건 그는 그다지 상관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그것에만 집중합니다. 꿈에 대한 열정을 가진 청년. 하지만 그 꿈은 피로 덧칠될 꿈이었습니다.

 


바람이 분다 (2013)

The Wind Rises 
4.6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안노 히데아키, 타키모토 미오리, 니시지마 히데토시, 니시무라 마사히코, 스티븐 알버트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 일본 | 127 분 | 2013-09-05
글쓴이 평점  


지브리 스튜디어의 작품이니 만큼 영상 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더 불편했습니다. 이 영화 그러한 역사적 배경이 없더라면 충분히 괜찮은 영화거든요. 다른 나라를 짓밟는데 일조하기는 했지만 그 개인의 목적이 아니라 운이 나빠서. 그리고 시대가 어쩔 수 없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시선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입장이 아닌 사람이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인 거죠. 만일 미야자키 하아로라는 이름이 아무런 가치가 없고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하야오라는 이름이 과연 그런 이름인가요?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애니메이션 감독을 지칭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전쟁을 일으킨 쪽의 편을 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이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죠. 특히나 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들이 정말로 우리가 잘못한 거였어? 아니잖아. 일본도 약한 나라였어! 라고 느낀다거나,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그들의 잘못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지를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 분명히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약간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영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이 영화 꽤나 심심한 영화입니다. 옛날 멜로 영화인 것 같기는 한데 조금 불편하더군요. 여성이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도 불편하고 그 모든 것이 시대라는 이유로 그저 넘어간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특히나 여성상이 굉장히 갇혀 있게 된 것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동안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을 떠올린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그의 영화에서 소녀들은 늘 강인했고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분다]에서 여성은 그저 여성입니다. 약간은 소품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묘하게 넘어가려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남자가 도와야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역시 불편해요. 도대체 왜 여자들이 무조건 남성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인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아무 것도 모르고 보기에는 좋은 영화입니다. 잔잔하고 영상도 괜찮으니까요. 영화가 괜찮다는 사실이 더 화가 나고 불편해지는 [바람이 분다]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꿈속에 지로

눈물 흘리며 새언니를 쫓는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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