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포) 숨바꼭질, 처음은 강렬한데
Good – 도시 괴담 마니아
Bad – 배우 만큼의 영화를 바라는 사람
평점 - ★★★
이 영화 개인적으로는 참 별로인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났으니까요. 이 영화 분명히 스릴러인데 어느 순간부터 급격히 힘을 잃는 짜증 유발물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어마어마한 데다가 초반이 좋아서 더 아쉽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관객이 다들 중얼거리면서 영화를 봅니다. 마치 주문을 외우듯 말이죠. 신고해. 신고해. 신고하라고! 도대체 왜 신고를 안 하는 건지. 이 영화 아무래도 경찰에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경찰력에 대해서 전혀 믿지 않는 느낌을 주는 영화거든요. 도대체 왜 이렇게 경찰을 믿지 않는 것인지. 경찰만 개입을 한다면 훨씬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주인공의 아집과 고집 탓에 자꾸만 망가지게 됩니다. 이야기가 더디게 흐르고 결국에 더 많은 희생자를 내게 되는 것 역시 주인공의 행동 때문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영화는 우리나라에 퍼져 있는 괴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휴가를 가거나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면 그 집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산다는 이야기인데 이 부분을 자극한 것은 분명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이 흥미로운 부분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합니다. 괴담을 그저 괴담으로 치부해서 조금 아쉽습니다.
다만 이 아쉬운 영화를 그래도 끝까지 보게 하는 것은 바로 ‘손현주’와 ‘문정희’ 그리고 ‘전미선’의 연기입니다. 우리 영화에서 이렇게 폭발력 넘치는 배우를 본 거이 도대체 얼마만일까요? 사실 연기를 잘 하는 영화배우는 그 동안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배우들이 조금 더 돋보이게 되는 이유는 바로 감정을 터뜨리는 영화라는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영화들 같은 경우는 감정을 속으로 삼켜야 더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잖아요. 전혀 그러한 것이 아닌데 말이죠. 감정을 모두 다 터뜨리면서 배우들이 모든 열정을 다 표하는데 바로 그 순간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반짝이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배우들이 누가 더 연기를 잘 하는 걸까? 경주라도 벌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분명히 제대로 이해가 안 되는 배역들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 바라보게 되는 힘이기도 했거든요. 바로 이러한 배우들의 열정을 마친 것이 바로 영화 그 자체입니다. 용두사미로 끝이 나버립니다. 특히나 결말이 그냥 와르르 무너져버려서. 아?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게 되거든요. 특히나 배우들의 연기가 마구 폭발을 했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 좋은 배우들을 활용을 잘 하기는 했는데 제대로 배치를 못 한 느낌입니다.
‘손현주’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사는 결벽증에 걸린 ‘성수’라는 인물입니다. 그저 다정한 남편 같고, 그저 성실한 사람 같기는 하지만 그는 비밀이 있죠. 바로 그의 형입니다. 감옥에 들어간 그의 형은 그에게 있어서 완벽한 수치거든요.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형의 존재는 그다지 드러내고 싶은 존재가 아닙니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시의 형에 대해서 모르기를 바라고 그래서 아내에게도 형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형이 관련이 된 일을 파헤치기 위해서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이 캐릭터가 힘을 급격하게 잃게 됩니다. 보통 누군가 범인을 쫓는 영화에서 쫓는 사람은 당연히 선이어야 하잖아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 역 할은 그다지 선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의 사고라고 생각을 할 수 없는 일들을 자꾸만 행합니다. 분명히 영화에서 악이 정해져 있기는 한데 그 역시 그와 별다른 것이 아니라는 거죠. 그의 행동들이 어떻게 보면 아파트 값 같기도 하고요. 결국 마지막 순간에 와서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진짜 수단을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그 전까지 그는 가족을 제대로 아끼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가 그저 이상적으로 그리는 가족을 만들어놓은 느낌이랄까요? 꽤나 열심히 달리기는 하는데 그 열정이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가 신고를 했더라면 이 영화가 훨씬 더 빠르게 끝이 날 텐데 말이죠. 그래도 이 한정된 역할을 완벽하게 살리는 것은 모두 ‘손현주’가 지닌 힘입니다.
‘전미선’은 ‘손현주’의 아내 ‘민지’ 역을 맡았는데 그녀가 맡은 역할도 밉기 그지 없습니다. 모든 일을 시시콜콜 미주알고주알 다 친정에 일러바치는? 인물이거든요. 물론 부부생활 가운데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 친정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녀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하빈다. 그녀 스스로 뭐 하나 제대로 해결을 할 생각을 하지도 않고 말이죠. 결국 마지막 미국행을 선택하는 그녀 역시 결국 이 문제를 그녀가 직접 부딪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친정에 몸을 의탁하는 것으로 풀어가는 느낌이에요. 그녀는 이 영화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나오기는 하지만 정작 두 아이보다도 못한 존재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나마 ‘손현주’의 ‘성수’ 같은 경우에는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바보 같은 짓을 그만 두고 그래도 멋진 남자. 혹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여자는 전혀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중간에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나서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패닉에 빠진 그저 인간일 뿐. 아이들이 우선인 엄마가 아닐까요? ‘전미선’이 고군분투하기는 했지만 이 역할도 꽤나 답답합니다.
그나마 이 영화를 흥미롭게 하는 부분이 정신병자처럼 집착이 강한 ‘문정희’가 맡은 ‘주희’는 매력적입니다. 물론 그녀도 이해는 안 되지만 그래도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니까요. 사실 그녀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는 역할입니다.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지 못해서 결국 집을 소유하지 못한 실패한 인생이니 말이죠.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더라도 결국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이상한 인물인데,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그냥 빼앗으면 된다고 믿는 바보 같은 인물이에요. 하지만 그녀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천천히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 ‘성수’나 ‘민지’가 사는 집으로 가기는 어려우니 말이죠. 그녀가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그것은 한계가 있는 일이니까요. 생각 외로 그녀의 연기는 멋집니다.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폭발하는 힘이 있으니까요. 특히나 집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그녀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평소 그녀의 느낌과 다르지만 강인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전반적으로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너무나도 아쉬운 영화입니다.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이토록 완벽한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만 보여준다면 그건 감독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너무 일러서 그런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손현주’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 말이죠. 진작 경찰에 신고를 했더라면 훨씬 더 빨리 끝이 날 수도 있는 문제를 그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일을 질질 끌고 가니 말이죠. 그래도 이 영화 분명히 흥미로운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숨바꼭질 괴담을 영화로 옮겼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그것을 펼쳤으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끝. 이 아니라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결국 달아난다는 점은 아쉽지 않나 싶어요. 영화 자체는 어쩌면 허술할 수도 있지만 완벽한 배우들 덕에 그 아쉬움이 덜어지는 [숨바꼭질]. 한 번 보기에 나쁜 영화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비밀이 가득한 아파트
둘 – 아이들과 ‘주희’의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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