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스파이, 호불호 갈리는 딸기 라떼
Good – 마냥 웃고 싶은 사람
Bad – 의미 찾으면서 웃고 싶은 사람
평점 - ★★★
작품성을 따진다면 이 영화 무조건 욕 나옵니다. 하지만 그냥 영화? 이것만 생각을 하면 안 나쁩니다. 올 추석 아무 생각 안 하고 보기에 딱 좋은 영화 [스파이]입니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영화가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게다가 [트루 라이즈]를 표절이라고 할 정도로 비슷하게 따라가기에 또 불편하기도 하고요. 물론 대놓고 표절이야!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또 없는 것이 묘하게 다르게 보이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아무튼 이 영화 누구랑 봐도 괜찮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요 근래 개봉을 했던 그 어떤 영화들보다도 편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다소 가벼운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요즘처럼 복잡하기만 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가볍게만 한 영화를 보는 것 역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유치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의 영화가 나온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영화의 제작사가 이미 이러한 풍의 영화를 여러 편 제작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겠죠. 무게는 하나도 없지만 웃기에는 충분한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합도 좋을뿐더러 모든 배우들의 호흡도 좋아보여서 더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어떤 배우도 튀지 않는 영화. 마치 [댄싱퀸]을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분명히 유쾌한 영화이고 모든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지만 그 누구도 영화를 망가뜨릴 정도로 튀지 않거든요.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는 만큼 영화 역시 매끄럽게 이해가 됩니다. 사실 내용만 따져보자면 그다지 매끄러운 느낌의 영화는 아닙니다. 모든 순간을 과장하고 불편할 정도로 강조하고 끊어지는 느낌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모든 배우들의 합이 좋아서입니다. 그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그들의 호흡이 좋기에 그것이 매끄럽게 이어나갈 수 있는 거죠. 개인적으로 ‘다니엘 헤니’의 연기는 너무 아쉽지만 그것이 그다지 티가 나지 않은 것 역시 배우들의 합이 좋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소 아쉬운 부분들까지 모두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거죠. 그리고 생각보다 큰 스케일 역시 만족스럽고 남과 북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롭습니다. 요즘 실제 우리들의 국면과는 다르게 통일이 되기 전 단계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죠. 하나하나 꼼꼼히 본다면 빈틈이 너무나도 많지만 큰 덩어리로 본다면 그러한 것을 느끼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힘이 그 어떤 영화보다도 빛나지 않나 싶습니다.
‘설경구’는 다작을 하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나 저는 그렇게 동의하지 않지만 [감시자들]을 통해서 ‘강철중’을 벗어났다는 평가도 받고 있고요. 이번 영화에서도 그저 흔한 남자일 수도 있는 ‘철수’ 역을 맡았습니다. 철수와 영희. 우리들이 교과서에서 흔히 본 그 이름인데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이 남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 거죠. 사실 그의 직업이 국정원 요원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 남자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아내에게 출장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월급을 어느 정도 속이기도 하거든요. 아무리 봐도 정부 요원이라기 보다는 그저 평범한 사람의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느낌이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와 묘하게 어긋나면서 ‘설경구’라는 배우 그 자체에 대해서 돋보이게 하니까요. 또한 ‘설경구’라는 배우가 선보이는 갑남을녀 캐릭터라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누군가의 눈에는 분명히 특별하지만 결국 가정으로 가게 되면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그런 역할이니 말이죠. 바로 거기에서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시 또 살아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 대단해도 결국 내 남편인 거죠. ‘영희’가 계속해서 그를 조심시키는 것 역시 그를 너무 사랑하며 그 역시 그저 한 여자의 남편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 외로 능청스러움도 잘 소화해서 놀랐습니다.
‘문소리’는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데 이런 역할까지도 잘 소화할 줄이야. 놀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줌마. 하지만 여전히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여성인데요. 다만 일부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아무리 ‘철수’에 대비가 되는 그저 마누라의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튜어디스가 영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조금 불편하지 않나 싶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녀가 전문직 여성인데 말이죠. 이런 부분만 아니라면 조금 더 매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을 ‘문소리’라는 배우가 달래준다는 점은 꽤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사실 ‘문소리’라는 배우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연기를 분명히 잘 하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연기를 너무 잘 해서 싫은 배우이기도 하거든요. 친한 형과도 한 번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그녀는 연기를 너무 잘 해서 문제인 여배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결국에 그 안에 ‘문소리’라는 사람만 보이거든요. 물론 그것이 그녀의 연기가 뛰어나서일 수도 있지만 다른 배우를 죽이는 배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스파이]에서는 그녀도 잘 녹아듭니다.
‘다니엘 헤니’는 다소 안타까운 연기를 선보이지만 그래도 로맨틱함은 여전하더라고요. 다만 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이 부분은 배우인 그의 입장에서도 많이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그 이상을 보이고 싶을 텐데 말이죠. 무언가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였으니 그것으로 된 것일까요? 그는 이 영화에서 그 누구보다도 매력적인 역할을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다만 후에 테러리스트로 ‘설경구’와의 맞대결을 선보이는 부분에서는 그저 소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스크린 장악 능력은 ‘고창석’이나 ‘라미란’이 더 강한 것 같고요.
전반적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좋은 말일 수도 있고 나쁜 말일 수도 있죠. 다만 올 추석은 전통적인 명절 영화 가문 시리즈가 없기에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추석에 극장에 가서까지 머리 아픈 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잖아요. 게다가 딱히 어떤 세대를 공략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누가 가서 보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거든요. 물론 영화를 보고 나서 가족끼리 토론을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도 분명히 의미도 있지만 그런 것 없이 시간을 보내고 즐겁게 보내고 싶다면 그 무엇보다도 훌륭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그다지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생각보다 수위도 높지 않습니다. 다만 웃음 강도에 있어서는 [댄싱퀸]에 비해서도 조금 부족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봅니다. 올 추석 그 무엇보다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스파이]로 온 가족이 극장 나들이 하는 것은 어떠세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총기 난사하는 문소리
둘 – 시원한 카체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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