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한가위 연인 2

권정선재 2013. 9. 19. 07:00

[수현우 팬픽] 한가위 연인 2

너는 뭐 하고 있어?”

그냥 놀아.”

?”

또 그 표정.”

수현의 얼굴이 살짝 굳자 현우는 뭐 재미있는 일이라도 발견을 했다는 것처럼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놀면 안 되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요즘 같은 취업란에 내가 취업을 할 자리가 있을 리가 없잖아. 일단 기다리면서 좋은 자리 찾고 있어.”

내가 알아볼까?”

?”

현우가 수현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너는 뭐 하는데?”

그냥 회사 다녀.”

그래도 힘이 좀 있나 봐.”

?”

그런 말을 막 하고.”

아니.”

수현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이 맞았다. 아무 것도 아니면서. 자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면서 이러는 거였다. 지금 자기 형편이 석 자이면서 누군가를 배려하는 중이었다.

나도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지. 그냥 하는 말이야. 네가 여기에서 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나는 여기가 좋아.”

?”

왜라니?”

그래도 좀 그렇잖아.”

수현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 시절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동네. 아무런 것도 발전을 하지 않는데 여기가 도대체 왜 좋아?”

그래서.”

?”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시간이 그대로 딱 멈춰있는 이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 나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필요도 하나 없고. 모두가 다 그냥 이대로 머물러 있어. 그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 건지. 너는 모를 거야.”

그래.”

수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것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것이 좋을 리는 없잖아. 그리고 너 아직 젊은데. 그래도 다른 것을 해야지.”

?”

?”

왜 그래야 하는 건데?”

그건.”

현우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수현은 당황했다.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쉽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너도 모르겠지?”

.”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모르겠다.”

너도 여기에 와서 좋지 않아?”

잘 모르겠어.”

이거 서운해.”

?”

내가 있는데?”

?”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현우가 그대로 수현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수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 뭐 하는 거야?”

? 너도 나 좋아한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수현은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봤다.

누가 오면 어떻게 해?”

아무도 안 와.”

?”

여기는 아무도 안 온다고. 다들 아래에서만 놀지 이런 곳에 오는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어? 너나 나나. 멍청하게 추억에만 사로잡혀 있어서 여기에 오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안 와.”

그래?”

수현은 그제야 조금 안심한 표정이었다. 현우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살짝 내밀었다.

그런데 누가 오면 안 되는 거야?”

?”

왜 그래?”

, 아무리 그래도.”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너랑 나랑은.”

우리가 뭐?”

남자잖아.”

그게 뭐?”

?”

수현은 다시 고개를 들어 현우를 바라봤다.

?”

우리 둘 다 남자인 것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야?”

그럼.”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처럼 팔을 쫙 벌리고 여기저기 달렸다.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쿡 하고 웃었다.

하여간 미치겠다.”

다시 또 웃네.”

현우는 그대로 수현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수현과 함께 넘어졌다. 현우는 그런 수현에게 입을 가볍게 맞추었다.

이현우.”

나는 좋아.”

?”

너랑 있는게.”

수현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현우는 그런 수현을 장난스럽게 바라보다가 그의 아랫입술을 물었다.

뭐 하는 거야?”

너도 좋으면서.”

?”

좋잖아.”

현우의 손이 자연스럽게 수현의 아래로 향했다.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단단해지는 몸에 벌떡 일어났다.

김수현!”

, 아무리 네가 좋아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우리 두 사람. 아직 이런 거 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잖아.”

이런 거 할 수 있는 사이는 뭔데?”

?”

그런 걸 누가 정하나?”

. 그건.”

알았어.”

현우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좋아하는 네가 부담스럽다고 하면 안 해야지. 그럼 이현우. 나는 되게 착한 아이니까 말이야.”

.”

수현은 겨우 안정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놀라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 난리를 치거나 그럴 일도 아니었다.

나 내려오기 참 잘 한 것 같아.”

?”

너를 볼 수 있으니까.”

그러게.”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달이 환해서 좋아.”

?”

너는 모르지?”

?”

달이 환하면 말이야. 아니다.”

현우는 해맑게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자신의 입을 막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네가 좋아할 것 같지는 않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게.”

이현우.”

나도 몰라.”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그래도 다행이야.”

 

매일 산에 오르네.”

?”

사촌 동생의 말에 수현은 미소를 지었다.

현우랑 놀려고.”

?”

사촌 동생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누구?”

이현우. 너는 모르나? 나 고등학교 시절.”

알아.”

사촌 동생은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나 형이 그런 장난을 하는 거 되게 기분이 나쁘네.”

?”

수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뭘?”

그 사람 죽었잖아.”

?”

없는 사람이라고.”

설마?”

농담인 줄 알던 수현이 미소를 지었지만 사촌 동생의 표정은 여전히 단단히 굳어 있었다. 수현은 침을 삼켰다.

그게 사실이라는 거야?”

.”

수현은 가늘게 신음을 흘렸다. 너무 두려운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