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46

권정선재 2013. 9. 27.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46

아이고, 동구야.”

안녕하셨어요?”

아이고.”

고 영감은 류환을 보자 싫은 기색도 없이 눈물까지 글썽거리면서 곧바로 류환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는 왜 왔나?”

어머니를 구해야죠.”

그러지 말어.”

고 영감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도 자네가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을 거야. 그 누구보다 자네가 안전하고 행복하기를 바란 사람이야.”

알고 있습니다.”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가야 하는 겁니다.”

?”

어머니를 살려야 하니까요.”

동구 자네. 지금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고 있지만 그거 무모한 생각이야. 거기에 가서 그 사람 못 구할 거야. 이미 국정원 직원이 있는데 납치를 해간 거니까 말이야.”

괜찮습니다.”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제가 살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흔적이라도 있습니까?”

류환은 더 잇아 말을 잇지 않고 슈퍼를 여기저기 살폈다. 그다지 심한 납치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죽이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그럴 테지.”

고 영감은 미간을 모았다.

동구 총각. 자네가 거기에 가게 되면 결국 자네가 죽게 될 거야. 그건 전 여사도 바라지 않을 거네.”

제가 바라는 겁니다.”

뭐라고?”

어차피 남에 와서 그 누구에게도 사람다운 대우를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저를 사람으로 대해줬어요. 그리고 나에게 밥도 주고 살 곳도 주었죠. 버릴 수 없어요.”

버리라는 것이 아니야.”

고 영감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만 기회를 찾으라는 거야. 일단 살아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거 아닌가? 죽으면 이미 다 끝이라고.”

아니요.”

류환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시잖아요. 아저씨도. 엄마가 저를 얼마나 아껴주셨는지. 그런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가 뭐라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하고 싶은 거고요.”

동구 자네. 만일 그렇게 해서 전순임. 그 사람이 산다면 기뻐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아닐 테죠.”

류환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자신을 많이도 원망할 거였다. 자신이 목숨과 바꿨다는 사실 자체에 슬퍼할 거였다. 하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생기지 않을 일이었다.

제가 원흉이에요.”

그 사람이 선택을 한 거야.”

?”

나는 말렸네.”

뭘요?”

자네를 받아들이는 거.”

류환의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

나는 이미 자네가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 그래서 자네를 조금이라도 피하기를 바랐다네. 그것이 그 사람을 위해서 최선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러지 않았어.”

그러니 저도 그러려는 겁니다.”

류환은 해맑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서 저도 그리로 가려고 하는 거라고요.”

 

연어들은 아직도 늦었는가?”

지금 준비 중입니다.”

무혁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런데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보고?”

리해랑이 아직 살아있다고 합니다.”

흐음.”

무혁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주현은 그런 무혁을 가만히 바라봤다.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가? 내가 지금 사사로운 감정에 사로잡혀 조국을 배신한 자를 살리기라도 하라는 건가?”

마지막 남은 혈육이 아닙니까? 살리셔야 합니다.”

아니야.‘

무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런 배신자를 낳은 기억이 없어. 그 녀석은 내 자식이 아니네. 그 녀석이 죽기를 바랄 뿐이야.”

대장 동지.”

내 바람일세.”

무혁의 대답에 주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여기에서 놀고 있었던 거가?”

리해랑?”

동원은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라도 상관이 없었다.

네가 여기에 먼저 오는군.”

누구라도 상관은 없는 거 아니가? 어차피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을 사람은 바로 너니 말이야.”

나라고?”

동원은 자신을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왜 여기에서 죽어야 하는 거지?”

죽을 운명이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지.”

그리고 순간 뒤에서 계상이 치려는 사이 해진이 그를 막았다.

리해진.”

저도 있습니다.”

.”

동원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동시에 두 사람이 오는 것은 그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 한 번에 둘을 상대로 이기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동원은 알고 있었다. 동원은 살짝 심호흡을 했다.

두려우십니까?”

젠장.”

순식간에 해진이 다가가 칼을 목에 겨누자 동원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나에게 가까이 와서 죽으면 어떻게 하려는 거지?”

그런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뭐라고?”

어차피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모든 삶은 덤입니다. 이 상황에서 억지로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없을 테니. 그리고 당신은 선이 아니니. 당신이 죽는 일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

동원은 코웃음을 쳤다.

그럼 제대로 해야 하는 거지?”

바라는 바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품에서 가오리를 들었다. 서로 다른 모양. 그리고 해랑은 그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손에 가오리를 들었다. 계상 역시 주먹을 말아쥐었다. 조장이 아닌 그가 해랑을 이길 가능성은 적었지만 그래도 붙어야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