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7

권정선재 2013. 9. 27. 07:00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7

벌써 며칠이나 흘렀어요. 이제 당신이 가야 하는 시간으로 그냥 가야 하는 것 아니에요? 그곳에서도 뭔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있는다고 해결이 되는 거 아니잖아요.”

여기에 있어야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요.”

수현은 가볍게 현우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현우는 얼굴을 붉히더니 그대로 수현의 가슴으로 고개를 묻었다.

그냥 좋아요.”

그렇죠?”

.”

우리는 그냥 이 시간에 같이 있으면 되는 거야. 다른 것은 하나도 바랄 것도 없이. 아무 것도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안에 올 수 있는 것은 우리 두 사람이라는 거니까.”

그렇죠.”

순간 수현의 귀에 뭔가 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누군가가 온 모양이었다.

누구죠?”

현우도 들은 모양이었다.

몰라요.”

두 사람은 옷을 꿰어 입었다. 가게 문을 닫은 후라서 그 누구도 오지 않아야 정상이었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밖을 바라봤다. 갑자기 검은 형체 하나가 두 사람을 덮쳤다. 수현이 그의 손을 잡았다.

뭐 하는 거야?”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고.”

?”

기웅이었다.

박기웅.”

어서 돌아가자.”

하지만.”

내가 죽일 거야.”

뭐라고?”

저 사람 죽일 거라고.”

기웅의 손에 칼이 들려있었다. 수현은 재빨리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기웅의 눈은 이성적이지 않았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이 책방으로 너를 억지로 끌고 와서 이렇게 된 거잖아.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이 책방이 이 자리에 있지 않으면 된다는 거야. 그런 거라면. 그런 거면 너도 사는 거잖아.”

아니.”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저 녀석을 살릴 거야.”

김수현!”

무조건 살릴 거라고.”

순간 현우의 흔들리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기웅이 그에게 칼을 들고 그대로 달려들었고 그의 발에 석유등이 쓰러졌다. 곧 엄청난 불이 밀려왔고 기웅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칼끝은 현우가 아니었다.

, 김수현.”

네 잘못이 아니야.”

기웅을 향해 수현은 미소를 지었다.

너는 나를 살리고 싶은 거였으니까.”

하지만.”

그러니 어서 가야 하는 거야. 더 이상 머뭇거리면 너도 여기에서 그대로 머무르게 될 테니까.”

그래도 이건 아니야.”

.”

수현은 배를 움켜쥐면서도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현우는 그 난리통에 어딘가에 부딪쳤는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데리고 나가 줘.”

뭐라고?”

나는 이미 늦었어.”

수현이 앉아있는 자리에는 어느새 짙은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기웅의 눈에는 투명한 눈물이 타올랐다.

결국 나였던 거였어. 내가, 내가 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거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

네 탓을 하지 않아.”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만 내 부탁은 제발 들어줘.”

수현아.”

이 녀석 살려줘.”

수현은 피가 묻은 손으로 가만히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 며칠. 그가 보낸 모든 시간이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

그게 뭐?”

나는 내 시간을 보낸 거야.”

그런 거야?”

.”

그래.”

기웅은 수현을 한 번 안아주고 그대로 현우를 알아들었다. 축 늘어진 현우를 들고 잠시 멍하니 수현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가게를 벗어났다. 기웅의 뒤로 가게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기웅은 가로등에 현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역시 가게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