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4
“수현이를 못 오게 하라고요?”
“그래요.”
“하.”
기웅은 코웃음을 치며 중년의 현우를 바라봤다.
“그 녀석은 이미 내 말은 듣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위험할 겁니다.”
“네?”
“그 시간에 그는 위험할 거라고요.”
중년의 현우의 얼굴은 어두웠다.
“이제야 겨우 다 기억이 났습니다.”
“뭐라고요?”
“사실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내 모든 기억이 그 사람을 지우기를 바랐으니까. 너무나도 아픈 그 시간. 그 시간 안에 그대로 담겨 있기를 바라지 않았으니까.”
“그게 무슨?”
“죽습니다.”
기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중년의 현우의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에 농담이죠? 라고 물을 수도 없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결국 죽는 거라면. 그런 거라면 무조건 막아야 하는 거잖아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왜요?”
“겁이 납니다.”
중년의 현우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는 그 사람이 유일한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이 가지 않을까 두려워요.”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요? 정말로 수현이를 좋아했더라면. 당연히 모든 사실을 이야기를 해줘야죠.”
“그런데 그렇다고 그 살마이 안 갈까요?”
“네?”
“나를 위해서 죽은 겁니다.”
“그게 무슨?”
“나를 살리고자 죽었어요.”
중년의 현우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말은 이어야만 했다. 오직 기웅만이, 오직 그만이 수현이 하는 일을 막을 수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니까.
“책방이 불이 한 번 난 적이 있습니다.”
“들었어요.”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기억을 하고 있을 정도로 큰 불이었다. 너무나도 큰 불이었다.
“참 다행스럽게도 안가에만 불이 나서 책이 다. 아. 설마 그럼 그 날. 그 순간에 수현이가 죽는 건가요?”
“네.”
중년의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 기억이 그를 막았던 건가 봅니다. 다시는 그 모든 아픔을 생각을 하고 싶지가 않으니까.”
“젠장.”
“말려줘요.”
“내가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겁니다.”
기웅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현우는 오히려 왜 이런 것을 이야기를 했느냐면서 그에게 화를 낼지도 몰랐다.
“나는 그 녀석을 막을 수가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당신이 말을 해요.”
“네?”
“결국 당신이 살아난 거니까.”
중년의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 안녕하세요.”
“실망한 게로군.”
책방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수현의 얼굴에 실망이 스치자 중년의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그런 표정까지 지을 것은 없을 텐데.”
“죄송합니다.”
“아니야.”
중년의 현우는 고개를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오지 말게.”
“네?”
“자네가 죽을 거야.”
“그게 무슨?”
“나를 살리기 위해서.”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중년의 현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두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그게 무슨?”
“나는 계속 자네를 만날 거야. 그래서 자네가 과거의 나와 만나지 않도록. 그렇게 된다면 자네는 살 수 있을 테지.”
“그럼 당신이 죽는 거잖아요.”
“그런가?”
“안 된다고요. 절대로 안 돼요.”
수현은 고함을 질렀다. 심장이 떨리는 사람이었다. 무조건 살려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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