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3

권정선재 2013. 9. 23. 07:00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3

이제 여기에 오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

현우의 말에 수현이 놀라서 그의 허벅지에서 일어났다.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곳과 그곳의 시간이 다르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이곳에 오면 당신의 시간이 더 많이 사라진다고 했잖아요.”

그런 것은 괜찮아요.”

아니요.”

수현의 대답에 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나 그런 것 싫어요.”

?”

미안하잖아요.”

도대체 뭐가 미안한 건데요?”

그건.”

내가 여기에 오는 거라고요.”

수현이 단호히 말을 하자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내가 지금 이현우란 사람이 좋아서 여기에 오는 거예요. 당신이 절대로, 절대로 나를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당신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좋아해요.”

현우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현우의 대답에 수현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걸렸다.

그거 봐요.”

그래도 미안해요.”

뭐가 미안한데요?”

당신에게 시간은 두 배로 흐르니까. 결국 당신의 시간을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오는 거잖아요.”

아니요.”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더 좋은 거예요. 나의 시간이 당신의 시간과 다르니까. 당신을 더 오랜 시간 만나는 거니까. 그리고 그런 거 미안하게 생각을 하지 마요. 그렇게 미안하면 당신이 더 많이 나를 사랑하면 되는 거잖아. 안 그래?”

그건.”

그렇죠?”

수현은 현우에게 깊이 입을 맞추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입술. 서로의 입술이 서로를 탐하고 혀가 부드럽게 엉켰다.

 

자네 또 왔던 건가?”

.”

옷을 추스르는 수현을 보며 현우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에는 이전과 다른 무언가가 담겼다.

미안하네.”

아닙니다.”

수현은 바지를 잠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조금씩 기억이 나.”

?”

나도 모르겠어.”

중년의 현우는 수현의 곁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서 현우가 보였다. 수현은 고개를 숙였다.

그런 건가요?”

뭔가 시간이 다시 쓰이는 기분이랄까?”

?”

수현이 다시 고개를 들어 현우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나도 모르겠어.”

중년의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자신도 제대로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분명히 다른 시간. 그리고 다른 기억인데. 그 기억이 하나가 되었다.

자네를 보고 있으면 내 기억이 점점 더 선명해지는 기분이야.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그럼 다행이네요.”

?”

내가 당신의 과거와 더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거니까요. 당신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그게 정말로 좋은 걸까?”

?”

정말로?”

그게 무슨?”

자네도 나도 그 아름다운 시절을 그냥 떠올리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어서. 나는 자네에게 이러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어. 이게 오늘날의 이현우라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자네가 바라는 것은 그게 아니잖아.”

괜찮습니다.”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당신도 현우고, 그 시절의 당신도 이현우이니까.”

그런 건가?”

중년의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딘지 모르게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는 그 누구도 몰랐으니까.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래요.”

중년의 현우는 멀어지는 수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순간 얼굴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