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5

권정선재 2013. 9. 25. 07:00

[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5

젠장.”

너 또 여기에 있냐?”

너냐?”

기웅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우유를 한 개 수현에게 건넸다. 수현은 벌컥벌컥 마시고 소매로 대충 입가를 훔쳤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그 시간에 갈 때까지.”

뭐라고?”

기웅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책방을 보고 있으니 중년의 현우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 대치 중이야?”

그러게.”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에서 자신을 부르는 현우가 없더라면 갈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미치겠네.”

왜 가려는 거야?”

?”

가면 너 죽어.”

그래서 가는 거야.”

?”

기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면 자신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가겠다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너 살기 싫어?”

아니.”

그런데 왜?”

내가 만일 그 시간으로 가지 않으면 결국 저 사람이 죽는다는 이야기니까. 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

그럼 너는 죽어도 돼?”

.”

?”

그러고 싶어.”

수현은 가슴에 손을 얹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도 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나도 지금 내가 이해가 되지는 않아. 도대체 그 녀석이 뭐라고? 그냥 잊고 살면 되는 사람인데. 그래도 되는 사람인데 내가 왜 그 녀석을 마음에 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그런데 참 이상하더라. 도대체 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럴 수 있다는 거야.”

모르겠다.”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의 친구를 말려야만 한다는 거였다.

나는 너 죽는 꼴 못 봐.”

죽지 않아.”

그럼?”

그 시간에 남는 거야?”

그게 어떻게 달라?”

그럼 같아?”

뭐라고?”

나는 그 녀석하고 같이 있고 싶어.”

수현의 얼굴에 떠오르는 묘한 미소에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원래 꽤나 고집이 세고 한 번 자기가 하고자 한 바에 있어서는 무조건 해야만 하는 수현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수현의 버릇이 이러한 상황에서 발동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김수현.”

?”

나는 내가 밉다.”

?”

너를 여기에 데리고 왔으니까. 네가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네가 지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지도 않을 거잖아.”

그러네.”

수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나는 너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 거네.”

?”

네가 나를 이곳에 데리고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저 책방이 있는지도 몰랐을 거고. 그럼 그 녀석을 만나지도 못했을 거야. 네가 있어서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거니까. 나는 너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 거네.”

그런 게 어디있어?”

기웅은 수현의 뺨을 때렸다. 하지만 여전히 수현은 멍하니 책방만 바라봤다. 그곳에 마치 누구라도 있는 것처럼.

왔다.”

?”

고개를 돌리니 그 아이였다. 수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웅이 곧바로 그의 허리를 붙들고 매달렸다.

너 가면 안 돼.”

?”

왜라니?”

기웅아 고맙다.”

수현아. , 김수현!”

수현은 기웅을 때려 눕히다시피 하고는 책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현우와 손을 잡고 기웅을 바라봤다.

고마워.”

그게 수현을 기억할 수 있는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