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16
“그 사람 친구 아니에요?”
“맞아요?”
“그런데 왜 같이 안 오고요?”
“같이 왔으면 좋겠어요?”
“네?”
수현의 물음에 현우는 볼을 붉혔다. 수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현우는 어렸다.
“그 녀석은 지금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거든요.”
“아.”
현우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터졌다.
“아무래도.”
“괜찮아요.”
현우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자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현우가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빠르게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러한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그냥 당신하고 같이 있고 싶은 거니까.”
“아니.”
현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아요.”
“네?”
“나 그러면 너무 괴로워요. 도대체 나로 인해서 왜 당신이 그렇게 괴로워야만 하는 건데요? 내가 도대체 뭔데? 나 아무 것도 아니에요. 나 그저 과거에 살고 있는. 그런 어린 녀석이라고요.”
“그래요.”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래요.”
“네?”
“너무 어려서.”
“그게 무슨?”
“아직 나보다 어린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런 아픈 일들을 겪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우리 두 사람 앞에 생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내가 전부 다 감당을 하겠다는 거야. 그냥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으니까. 그게 우리 두 사람의 운명이니까.”
“하.”
현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현이 하는 말의 의미를 알 수는 없었지만 꽤나 무겁게 들렸다.
“뭔가 나쁜 거죠?”
“아니.”
“거짓말.”
현우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나쁜 것이 아니라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리가 없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그런가?”
수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죽어요.”
“네?”
“나 어차피 죽는다고요.”
“그게 무슨?”
“그래서 여기에 머물려고요.”
현우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하나도 하고 싶지 않았다. 현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나 너무 한심해서 그래서 여기에 와서라도 기대고 싶어서 온 겁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래서 온 거라고요.”
“정말이죠?”
“네.”
“그래요.”
현우는 조심스럽게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슨 일인지 물어도 될까요?”
“아니요.”
수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지 이야기를 해주더라도 당신이 알지 못할 테니까. 만에 하나 당신이 알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그게 무슨 일이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알아요?”
“네?”
“우리 두 사람이 같이 있다는 거.”
수현이 그대로 현우에게 깊은 입을 맞추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현우가 그대로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어떻게 죽는 거죠?”
“나도 기억이 나지 않네.”
중년의 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난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말리지 않은 거죠?”
“나는 말렸어.”
“그런데요?”
“무언가가 나를 강하게 이끌었어.”
“네?”
“그게 뭔지 모르겠어.”
중년의 현우의 대답에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멍하니 책방을 바라봤다. 모든 것을 막을 기회 같은 것은 이미 그의 손을 떠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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