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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하비비, 아내가 차린 식사

권정선재 2013. 9. 30. 07:00

[맛있는 영화] 하비비, 아내가 차린 식사

 

[2013 인도네시아 영화제]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인도네시아 영화라고 하면 아무래도 낯선 영화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느낌의 영화일까? 그리고 어떤 배우가 나오는 것일까? 인도 영화의 경우에는 음악이 주로 나온다는 특징 같은 것을 알면서, , 어떤 영화구나. 하는 느낌이 있지만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영화라고 하면 그런 느낌 같은 것도 없었거든요. 인구가 2억이 넘고 섬이 17000개를 넘는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습니다. 그냥 여름나라.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하비비는 인도네시아의 3대 대통령 하비비의 연대를 그린 작품으로 그다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일단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들고, 영화 자체가 그다지 밝은 느낌도 아니거든요. 술술 일이 풀리고 있는 와중에도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것이 아닐까? 같은 불안감을 계속 주는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일이 잘 풀리면 그 만큼 정적 같은 것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워낙 일이 잘 풀리고 있기에 더 불안하다고 할까요? 오직 나라만을 위한 열정만 있는 하비비그의 행동은 너무 빠른 것이고 너무 한 방향만을 바라보는 것이라서 더 많은 이들의 눈에 이질적으로만 보입니다.

 


하비비

Habibie & Ainun 
7
감독
파오잔 리잘
출연
레자 라하디안, 분가 시트라 레스타리, 티오 파쿠소데우
정보
드라마 | 인도네시아 | 127 분 | -
글쓴이 평점  


아무래도 인도네시아에 자력으로 생산한 비행기를 갖추기를 바라는 인물인 만큼 최근 개봉했던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바람의 분다]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영화 역시 꽤나 비슷한?느낌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하비비]에서 결국 하비비는 정치인의 삶으로 다다르기는 하지만 말이죠.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하비비의 모습은 사실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숭고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의 이야기니까 그렇게 표현을 한 건가? 싶기는 한데 다른 인도네시아 영화를 보아하니 꼭 그런 것은 아니더라고요. 전반적으로 모두 나라를 향한 마음 같은 것이 들어가야 하는 모양이에요. 아니면 그것이 필수이거나. 아무튼 영화는 연대기의 형식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그다지 재미있게만 볼 수 있는 느낌의 영화는 아닙니다.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조금 늘어놓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보게 되는 이유는 [하비비]가 정치인 하비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인간 하비비의 이야기라는 거죠. 한 여자를 사랑하고, 가정을 꾸린 한 남자 하비비가 영화에서 그려집니다.

 

모든 고난을 겪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고난을 겪는 하비비의 이야기는 뭔가 짠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로 극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 역시 약간은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래도 그저 연구만을 하던 이가 고국으로 돌아와서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이니 그런 거겠죠. 순수한 목적을 가진 하비비와는 다르게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이 그가 다른 것을 하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가 하지 않은 행동들로 인해서 그를 생각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한층 더 무거워지기 때문이죠. 여기에 그를 위해서 모든 희생을 하는 아이눈하비비가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으면서 생기는 문제 역시 꽤나 큰 편입니다. 정치인이자 실존 인물이고, 여전히 인도네시아의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그저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희생을 하면서도 독일까지 와서 하비비의 곁을 지키는 아이눈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거든요. 조금 짙은 멜로? 그리고 그 무거움에 대한 이야기 [하비비]입니다. [하비비][2013 인도네시아] 영화제를 통해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아이눈의 묘를 닦는 하비비

마지막 순간까지 하비비의 약을 챙기는 아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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