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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블루 재스민, 셰프는 유명한대.

권정선재 2013. 10. 1. 07:00

[맛있는 영화] 블루 재스민, 셰프는 유명한대.

 

Good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Bad - [로마 위드 러브]를 생각한 사람!

평점 - ★★★☆

 

[블루 재스민]을 선택한 이유는 오직 하나, 감독 우디 앨런이었지만 실재로 영화는 그 정도의 재미를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이게 정말 그 우디 앨런의 영화가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꽤나 지루한 느낌을 선사하기만 하거든요. 낯선 장소에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터져가면서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재미가 있는 우디 앨런감독이 자신의 본고장인 뉴욕으로 돌아와서는 정작 다소 심심한 느낌의 영화를 선보입니다. 사실 그 동안 그의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공통의 느낌이 이국적이지 않은 풍경에 모두 터진 것일지도 모르겠죠. 아무래도 로마라거나 파리보다 미국은 그다지 낭만적인 느낌의 도시는 아닌 말이죠. 물론 그 나름의 낭만을 찾을 수 있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의 분위기 역시 그러하지 않다는 것도 주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마 위드 러브][미드나잇 인 파리]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조금 색다른 낭만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블루 재스민]은 이미 상처를 받은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말이죠. 아무래도 이야기 자체가 꽤나 무거운 편이다 보니 감독의 특유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밝은 느낌이 어울리는 감독이니 말이죠. 한 여자의 상처, 그리고 견뎌내기는 조금 난해하고 낯선 느낌을 줍니다.

 


블루 재스민 (2013)

Blue Jasmine 
8.8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바비 카나베일, 피터 사스가드
정보
드라마 | 미국 | 98 분 | 2013-09-25
글쓴이 평점  

게다가 정작 재스민이라는 캐릭터가 그다지 매혹적이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자였을 적에는 동생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던 그녀는 망하고 난 이후 가장 먼저 동생을 찾아옵니다. 같이 입양이 되었지만 늘 언니에게 사랑을 빼앗긴 동생 진저에게 와서 빌붙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자기 버릇은 하나도 버리지 못하죠. 영화는 이번에도 역시나 그다지 친절한 느낌이 아닙니다. 시간 자체가 친절하게 이야기가 되지 않고, 이야기의 모든 것을 섬세하게 그려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왜 그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하지 않고 있고요. 물론 그 동안 그의 영화가 늘 친절하지 않았기에 그저 친절하지 않다는 것만으로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영화 유난히 더 그렇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뒤죽박죽 섞여있어서 더 그래요. 과거의 상황이 물론 후에 진행이 되다 보면 그저 재스민의 나래이션 같은 혼잣말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리고 뭔가 숨겨놓는 것도 많은 느낌이고요. 아무래도 조금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는 영화를 기대를 했던 사람으로는 조금 아쉬웠어요. 조금 진지한 우디 앨런은 확실히 무겁더라고요.

 

주인공 재스민역은 케이트 블란챗이 맡았는데 상처많고 괴로워하는 재스민의 느낌이 잘 살아납니다. 다만 너무 우울함에 빠져서 조금 답답 돋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잘난 거 하나 없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이 잘 나간다고 믿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는 바뀐 상황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녀는 전혀 그러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아이처럼, 여전히 유치하게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죠. 주위에서 그녀가 스스로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도움을 주려고 해도 그녀는 전혀 도움을 받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저 이 상황을 피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해야 할까요? 편집증에 빠져서 약과 알콜에 의존하는 역할인데 어떻게 보면 사실 굉장히 가련하기도 하죠.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누군가의 탓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배우의 연기 자체는 훌륭합니다. 오히려 그래서 이 캐릭터가 더욱 밉게 보인 것이 아닐까 싶어요. 단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채로 계속 현실을 부정하면서 그곳을 벗어나기 바라는 인물이니 말이죠. 거짓말이 거짓말을 키우는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가련한 여인은 늘 모든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만족만을 찾습니다.

 



여동생 진저역은 샐리 호킨스가 맡았는데 그녀는 언니인 재스민하고는 완벽하게 다른 현실에 만족하는 여인이에요. 사실 그녀도 정작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인지를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나름 만족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인물이죠.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을 하면서도 전혀 그 삶에 대해서 괴롭게 생각을 하지 않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라면, 그리고 지금 자신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좁더라도 그녀는 그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아요. 자기가 누릴 수 있는 행복에 대해서 만족을 하는 거죠. 그런 그녀는 오히려 재스민보다 더 행복하게 보입니다. 사실 더 화려한 삶을 사는 쪽은 재스민이지만 오히려 진짜 행복을 찾는 쪽은 진저니 말이죠. 너무 심심하게 사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은 들지만 어쩌면 그게 진짜 삶이잖아요. 언니 재스민의 말처럼 늘 별로인 남자들을 만나는 그녀이지만 오히려 그게 그녀와 더 잘 어울리는 그녀의 분수에 맞는 행동일 수도 있고 말이죠. 잠시 파티를 통해서 낭만을 찾기도 하지만 곧 그녀는 자신과 정말 어울리는 사람을 찾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그런 삶을 사는 인물이랄까요?

 



보고 나면 그냥 뭔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이지만 사실 기대랑은 달라서 당혹스러운 영화입니다. 그래도 한 번 보기에는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일단 삶과 행복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니 말이죠. 우리가 생각을 하는 정말 행복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니 말이죠. 모든 행복을 다 누리고 있으면서 잠시도 견디지 못해서 자신의 행복까지도 다 버리고, 다시 또 그 가짜 행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여인과. 자신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만이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믿으면서 그 안에서 최선을 다 해서 살아가는 여인.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하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거든요. 물론 돈이 많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행복이 더 행복한 것이겠지만 정말 그 행복이 정말 행복일까?에 대한 의문은 사실 모든 사람들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복잡한 시간과 조금 축 처진 분위기 탓에 이게 정말 우디 앨런의 영화가 맞아?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고개가 그덕여지는 영화 [블루 재스민]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혼잣말하는 재스민

슬픔을 견뎌내는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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