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댄서, 불편한 역사
[댄서]라는 제목과 그저 춤을 추는 한 여인의 이야기라는 것만 생각을 했을 때는 이 영화가 이렇게 묵직하고 아픈 영화일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댄서]는 참 아픈 영화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몰랐는데 참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더라고요. 너무나도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만큼 뭔가 하나로 통일이 된 무언가가 없고, 또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갈등으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기도 했고요. 마치 우리나라와도 닮은 인도네시아의 역사에 대해서 왜 그 동안 몰랐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랑 너무나도 먼 나라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영화를 통해서 그 나를 바라보니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에 비해서 그렇게 먼 나라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우리가 얼마든지 가까이 가고 싶으면 가까이 갈 수 있는 나라이고, 또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나라였는데 왜 그러지 못했는지 참 궁금해집니다. [댄서]는 춤을 추는 일종의 무당과도 같은 마을의 창녀와도 같은 존재를 사랑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모두의 여인일 수밖에 없는 여자와 자신만의 여자를 바라는 남자의 갈등만큼 위험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을 하기에 앞서 인도네시아 특수부족에게만 있는 마을 공통 창녀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춤을 추는 여인인 동시에 모든 남자를 다 품어야 하는 존재인 거죠. 단순히 춤을 추며 어떠한 전통을 이어나가는 한 여인과 그런 여인을 사랑하는 사내의 이야기일 거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러한 영화가 전혀 아니었으니 말이죠. 이 마을에 있는 춤을 추는 여인은 일종의 무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마을을 지켜주는 여인이면서 동시에 마을의 모든 사람을 다 품는 여인이기도 하죠. 하지만 마을의 그 누구도 이것이 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이러한 것이 어져 왔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것을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죠. 이러한 일이 한 여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고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생각을 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심지어 주인공인 그녀 역시 이러한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도 가지지 않는 거죠. 힘들고 버거워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으면서 순응하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한 춤꾼의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나도 버겁습니다. 게다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역사 자체가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글도 읽지 못하는 그녀는 공산주의에 함께 했다는 소리를 듣고 핍박을 당합니다. 그녀는 아무 것도 몰라요. 그저 춤을 춰야 한다는 말에 춤을 춘 것이 전부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이 바로 춤이기에 그녀는 그저 춤을 춘 것이 전부입니다. 자신의 춤으로 인해서 그것이 어떠한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인지도 모르고, 도대체 왜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춤을 추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원래 많은 사람들의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평범한 남자 주인공 역시 너무나도 가련한 존재입니다. 그녀를 구하고 싶지만 그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죠. 그래서 결국 군인이 되어버린 그에게 세상은 역시나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그의 잘못이 아니지만 결국 그의 손으로 그가 태어난 고장을 망가뜨려야만 하는 운명이 되어 버리니 말이죠. 자신들의 입장과 상관이 없이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서. 그리고 사람들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단어에 결국 한 마을이 유린당하고 사랑하는 연인이 헤어지고야 마는 모든 것이 바로 우리의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하기에 더욱 먹먹하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더라도 결국 이 모든 것이 결국 우리의 상황이니 말이죠.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댄서]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맛있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있는 영화] 렉토베르소 (0) | 2013.10.05 |
---|---|
[맛있는 영화] 깡철이, 김밥 꼬다리 (0) | 2013.10.05 |
[맛있는 영화] 아홉 번의 여름과 열 번의 가을 (0) | 2013.10.04 |
[맛있는 영화] 소원, 집에서 먹는 밥 (0) | 2013.10.04 |
[맛있는 영화] 5cm, 우정을 위하여! (0) | 2013.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