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0
“쉿.”
“나는 이미 조용히 하고 있다고.”
“쉿.”
류환이 다시 한 번 경고를 하자 해랑은 입을 내밀면서도 꾹 다물고 발소리도 조심했다.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뭐지?”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순임의 목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아니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렸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언제까지 잡아두실 겁니까?”
“뭐라고?”
계상의 물음에 동원의 얼굴이 구겨졌다.
“내가 언제부터 너의 명령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된 거지?”
“그런 게 아니라.”
“너는 그저 내가 내리는 명령을 그대로 따르면 되는 사람이 아니었나? 이런 식으로 건방지게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 내가 너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면 닥쳐.”
“알겠습니다.”
계상은 침을 꿀꺽 삼켰다.
“너도 저 에미나이가 걱정이라도 되는 기야?”
“아닙니다.”
계상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라고 말을 잘못하게 된다면 모두가 다 위험해질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이 사내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 일이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그럴 거라면 애초에 끼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동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어루만졌다.
“그런데 지금 나는 네가 하는 말을 고스란히 믿기가 어려워서 말이야. 지금 네가 하는 것이 나에게 하극상 같은데?”
“아닙니다.”
“그럼 닥쳐!”
동원은 순식간에 계상의 목을 졸랐다. 계상이 컥컥 숨을 못 쉬었지만 동원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종간나쌔끼.”
“죄, 죄송.”
“네가 지금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군번이라고 생각을 하는 기야? 너는 아직 아니야.”
그리고 동원은 그대로 계상을 벽에 던졌다. 계상이 켁켁거리면서 강아지처럼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에미나이는?”
“여전히 아무 것도 먹지 않습니다.”
“억지로 입에 쑤셔넣어라.”
“하지만.”
“죽이겠다는 기야?”
계상은 침을 꿀꺽 삼켰다. 동원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그대로 순임을 놓아주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일단 동원이 마음을 놓는 순간을 찾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그는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내가 직접 가기를 바라는 건가?”
“아닙니다.”
“그럼 알아서 하라.”
“죄송합니다.”
“이거 놔!”
수혁은 온 몸에 묶인 줄을 풀려고 애를 썼지만 그가 힘을 쓴다고 해서 풀릴 수 있는 줄이 아니었다. 해진은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잡히지 않았어. 지난 번에는 잡혔는데. 가면 조장이 나를 칭찬을 해줄 거야. 분명히.”
“리해진!”
집을 나서려는 해진을 수혁이 단호히 불렀다.
“거기에 간다고 원류환이 좋아할 것 같아?”
“당연하지.”
“아니.”
“뭐라고?”
“절대로 아니다.”
수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을 했잖아. 거기에 가게 된다면 너는 그저 원류환의 짐일 뿐이야. 그 녀석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네가 자기 발목을 붙드는데 도대체 누가 그것을 찬성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지?”
“조장.”
“뭐라고?”
“당신은 몰라.”
해진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수혁과 이럴 시간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 옳았다.
“조장도 나를 좋아해.”
“그건 나도 알아.”
“그러니 가야 하는 거야.”
“그러니 가면 안 되는 거야!”
수혁의 고함에 해진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리해진 정신 차려. 거기에 가면 너도 죽고 원류환도 죽는 거다. 두 사람이 살 수 있는 길이 아니라 두 사람이 모두 다 죽을 수밖에 없는 길이야. 그러한 길에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그렇다고 그냥 여기에서 혼자서 조장이 죽어가는 그런 상황을 그냥 기다리면서. 그냥 지켜보면서. 그냥 그러라고? 그냥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절대로 그러지 못해.”
“리해진.”
“조장을 지킬 거라고.”
그리고 해진이 걸음을 내딛는 순간 갑자기 그가 뒤로 날아왔다.
“리해진.”
“건방진 간나 새끼.”
먼지를 헤치고 사내 하나가 나타났다. 해진은 입가를 닦으며 비틀비틀 일어났다. 생각보다 충격이 컸다.
“최승현?”
“그래도 나를 기억하는 군.”
“조원인 네가 여기에 어떻게?”
“지금 그러한 상황이 중요한 거 같아?”
승현이 손에 가오리를 들자 해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쉽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 모양이었다.
“가오리는 어떻게 가지고 있는 거지?”
“나도 조장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겠어?”
“뭐라고?”
“나도 공을 좀 세워야지.”
“그게 무슨?”
“이미 북은 무너지고 있어. 지금이라도 조금 더 높은 자리에 머물지 않으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그러니 나는 너를 죽이고 그 자리에 오를 거다.”
“최승현!”
“죽어라!”
승현이 팔을 쭉 뻗고 해진은 옆으로 비켜났다.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두려움은 여전히 가득했다.
“비켜라.”
“어디를 가려고 하는 거지?”
승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원류환?”
“네, 네가 어떻게?”
“원류환은 이미 죽었을 걸.”
승현이 가오리를 혀로 핥으면서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해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 주먹을 세게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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