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5
“너 그냥 이렇게 가도 되는 거야?”
“응.”
“그나저나 이 녀석은 어디로 간 거야.”
현우를 데려다주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 기웅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현우는 보이지 않았다.
“하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놈.”
“동생한테 왜 그래?”
“동생이 뭐? 아무리 그래도 내가 손님을 데리고 왔는데 그거 어색하다고 이렇게 훽 나가면 어떻게 해?”
“그럴 수도 있지.”
“무슨 일 있었던 것은 아니지?”
“어?”
기웅의 말에 현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 그게.”
기웅은 입에 담배를 물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 녀석이 남자를 좋아해서.”
“어?”
“뭐, 서울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이유로 올라온 것도 맞지만. 그것 때문에 올라오기도 한 거였거든.”
“왜?”
“좀. 그렇잖아.”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도 좀 그렇고 말이야.”
“그게 뭐가 그런 건데?”
“어?”
“아니야.”
현우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자 기웅이 고개를 갸웃했다.
“너 왜 그래?”
“응?”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거야?”
“아니.”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냥. 그 사람은 그 이유가 있을 텐데. 너는 그래도 형이잖아. 무조건 다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이미 그러고 있어.”
“어?”
“그런게 아니라면 내가 그 녀석이랑 같이 살겠냐? 그래도 그 녀석 집에서 내놓은 건데 내가 데리고 온 거야. 그냥 동생이라는 이유 하나로. 뭐. 이 정도면 나도 훌륭한 형인 거 아니야?”
“그러네.”
현우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너 조심해라.”
“응?”
“그 녀석 나쁜 놈이야.”
“뭐가?”
“늘 안 좋게 헤어지더라.”
“어?”
“나는 남자 새끼들이 그렇게 많이 울 줄은 몰랐어. 전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 집에 와서 울고 갔다니까.”
“그래?”
“그래. 아주 미쳐.”
마침 마을 버스가 도착했다.
“그럼 나는 갈게.”
“응.”
“잘 쉬어.”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카톡 해.”
“응.”
현우는 마을 버스에 앉아서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게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울리는 사람. 현우는 한숨을 토해냈다.
“나쁜 남자인 건가?”
“너 뭐냐?”
“뭐가?”
“아무리 그래도 내가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네가 그렇게 그냥 나가버리면 내가 도대체 뭐가 되는 건데?”
“미안해.”
“나 참.”
기웅은 묵묵히 상을 치우는 수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가 잘못한 것도 있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미리 말ㅇ르 하고 데리고 올게.”
“그런 거 아니야.”
“아무튼. 나 먼저 잔다.”
“응.”
“아.”
방에 들어가던 기웅이 지갑에서 오만 원 짜리 두 개를 꺼내서 수현의 바지 주머니에 넣어주고 가볍게 엉덩이를 두드렸다.
“잘 먹었다.”
“이런 거 안 줘도 되는데.”
“식당 가서 먹는 값이야.”
수현은 멍하니 그 돈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고 다시 꼬깃꼬깃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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