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
“나 오늘 귀여운 녀석을 만났다.”
“그래?”
잘 준비를 하던 기웅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누군데?”
“나도 몰라.”
“그게 뭐야.”
“그런데 눈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니까.”
수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재킷을 벗었다. 그리고 양말을 대충 말아서 바구니에 던지자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양말은 제대로 하라니까.”
“어차피 이번주 빨래 당번은 나잖아.”
“그래서 그렇게 넣어도 된다?”
“그렇지.”
“이모한테 이른다.”
“치사해.”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입을 내밀었다. 기웅은 미소를 지으면서 여유롭게 와인을 따랐다.
“너도 마실래?”
“됐습니다. 머리 아픈 거 알면서.”
“그래서 누군대?”
“몰라.”
수현은 기지개를 켜면서 옷을 벗었다. 기웅은 미간을 모았다.
“집에서 벗지 말라니까.”
“어차피 남자 둘이서.”
“게이 주제에.”
“에?”
“나는 네가 나 덮칠까 두렵다고.”
“이종사촌형에게도 밝힐 정도로 짐승 아니거든요?”
“아, 그러셨어요.”
수현은 허리에 수건만 두른 채로 부엌으로 들어섰다. 치즈를 썰던 기웅이 미간을 모았지만 아무런 내색도 끼치지 않았다.
“아무튼 인턴?”
“어려 보였어?”
“응.”
“그렇구나.”
기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입을 내밀고 머리를 뒤로 넘기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가 좋다니.”
“나도 형이 여자 좋은 거 이해가 안 돼.”
“그게 당연한 거야.”
“그걸 누가 정한 건데?”
“뭐?”
“아무튼.”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씻는다. 먼저 자.”
“응.”
“뭐지?”
현우는 입을 잔뜩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묘하게 두근거렸다.
“그 녀석 뭐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오늘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늘 그 사람은 거기에 있었지만 오직 그가 몰랐던 것 뿐이었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묘한 느낌이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냐고.”
서운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막 기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신기했다. 누군가가 그의 고민을 생각을 했다는 것이.
“흐음 도대체 뭐였지?”
이상한 느낌이었다.
“아우, 이현우 됐어. 일단 일부터 해야지. 도대체 지금 뭐 하는 거야.”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진도가 나갈 리가 없었다. 콜라를 한 모금 마시고 현우는 책상에 엎드렸다. 내일 깨지던 말던 일단 뭐라도 마쳐야 할 텐데. 한 글자도 나가지 않았다.
“뭐였지?”
수현은 쿡 하고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배란다로 나가서 입에 담배를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아팠다.
“도대체 내가 왜 말을 건 거야?”
말을 걸어야 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평소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단 한 번도 말을 걸지 않았던 그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말을 걸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했다.
“그런데 그 녀석 뭐지?”
분명히 그의 또래로 보였다. 작고 어려보이는 얼굴. 하지만 양복쟁이였다. 수현은 입을 내밀고 멀리 연기를 뿜었다.
“내일 또 보려나?”
콜라를 한참이나 보고 있던 녀석을 다시 떠올리니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스몄다.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남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머리에 온통 그 녀석 생각 뿐이었다.
“이름이 뭐였을까?”
수현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눈을 감았다. 내일 다시 온다면 꼭 이름을 알아내야지. 라고 다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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