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4
“이런 거 좋아하려나?”
잘 삶아진 파스타 면을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오일에 넣고 같이 볶으면서 수현은 혀로 입술을 축였다.
“뭐, 알리오올리오 싫어하는 사람은 잘 없으니까.”
수현은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냉장고에서 냉동 만두도 꺼내서 후라이팬에 뜨거운 물과 기름을 약간 넣은 후 뚜껑을 닫았다. 곧 토독토독 하는 소리가 들리며 부엌에 맛있는 냄새가 가득 찼다.
“김수현 뭐 하는 거냐?”
서울에 와서 무조건 제대로 된 일을 할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올라온 거였다. 그러나 정작 서울에서 그가 제대로 재능을 떨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돈만 까먹고 있었다.
“그냥 돌아갈까?”
불을 끄고 수현은 한숨을 토해냈다.
“여기에 더 있어도 달라질 것은 없을 텐데.”
순간 초인종이 열리고 수현은 현관으로 나갔다.
“나갑니다.”
문이 열리고 수현은 굳었다.
“뭐 해?”
“어?”
“안 들어가?”
“드, 들어가.”
기웅이 들어오고 잔뜩 굳은 현우가 그의 뒤를 따라서 졸레졸레 걸어들어왔다. 수현은 헛기침을 했다.
“형 누구야?”
“아, 너는 모르나? 내 친구.”
“형 친구야?”
“어. 왜?”
“아, 아니야.”
수현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누구라고 이야기를 한들 기웅이 알 수 있을 리도 없었다. 아니 애초에 기웅이 지금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린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두 사람 인사 안 해?”
“어?”
“나, 나갈 거야.”
수현은 황급히 재킷을 들었다.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어디를 가.”
기웅은 수현의 손을 잡았다.
“너는 이 형아의 멋지 친구가 왔는데 그냥 그렇게 도망을 가고 싶은 거야? 이 형님의 친구이네.”
“아, 응.”
수현은 아랫입술을 물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가 뭐냐? 내 동생인데.”
“어? 그, 그래. 안녕. 나는 이현우.”
“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자 기웅은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넥타이를 풀었다.
“뭐 맛있는 거 해놨어?”
“군만두랑 알리오올리오.”
“그 놈의 파스타.”
“왜?”
“질리지도 않냐?”
“매일 다른 종류거든요.”
“그래도.”
“나 파스타 좋아해.”
현우가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말을 하자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현우는 귀까지 붉어졌다.
“그럼 다행이네. 나 일단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어? 응.”
기웅이 방으로 들어가자 현우와 수현은 어색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수현이 후다닥 상을 차렸다.
“요리 잘 하나봐. 요.”
“아, 네.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처음 보는데요. 어떻게 그래. 요.”
“쿡.”
수현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더 우스워요.”
“그런가?”
“네.”
“그래. 그럼.”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나 너에게 이런 말 해도 되는 건가?”
“네?”
“나는 네가 내 스타일인 것 같은데?”
잠시 현우를 멍하니 보던 수현이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번 쳐다본 걸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죠?”
“어?”
“나는 그쪽 한 번 자고 버릴 건데?”
현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 상을 차리더니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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