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
“이거밖에 못 하는 건가?”
“죄송합니다.”
“나 참.”
장 부장의 잔소리에 현우는 미간을 모았다. 아무리 괜찮다고 생각을 하려고 해도 그렇지 않았다.
“아니 이따위로 일을 할 거면 도대체 회사는 왜 나오는 거야?내가 지시한 것도 제대로 ath 하고.”
“죄송합니다.”
현우는 더욱 깊이 허리를 숙였다. 여기에서 뭐라고 말을 한다고 해서 말이 끝이 나지도 않을 거였다.
“자네 동기를 좀 보라고. 박기웅. 저 녀석은 벌써 저렇게 잘 나가는데 말이야. 도대체 자네는 왜 그 모양인 건지. 당장 가서 다시 다 하고 가게. 무조건 오늘 다 끝을 내고 가란 말이야! 알았어?”
“네.”
현우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기웅은 조심스럽게 장 부장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괜찮아?”
“응.”
현우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어차피 내가 못해서 그러는 건데 뭐. 장 부장님도 내가 싫어서 일부러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좀 그렇잖아.”
“아니야.”
현우는 고개를 흔들고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장 부장도 퇴근하자 그제야 현우는 기지개를 켰다.
“으다다다.”
“아직도 다 못 끝낸 거야?”
“어? 응.”
퇴근 준비를 하는 기웅을 보며 현우는 더욱 밝게 웃었다.
“그러네.”
“좀 도와줘?”
“아니.”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왜?”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거니까. 너도 나 하나도 안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너도 나 자주 돕잖아.”
“아니야.”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럴 때마다 너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하는 것도 우스운 거잖아. 그냥 내가 할게.”
“그래도.”
“괜찮습니다.”
“알았어.”
기웅은 혀로 입술을 한 번 축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기웅도 퇴근하고 나니 사무실은 텅 비었다.
“아우 이현우.”
현우는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너 왜 이렇게 일을 못 하냐? 네가 잘 할 수 있다고 기웅이 녀석 밀어내고 이 일을 맡은 거면 다른 사람들이 우와! 라고 말을 할 정도로 해야지. 이게 도대체 뭐야? 내가 생각을 하기에도 한심하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가볍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머리는 더욱 복잡했다.
“집중도 못 하냐?”
현우는 입을 쭉 내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지개를 켜고 입맛을 다시던 현우는 지갑을 챙겨들었다.
“콜라. 그래 콜라!”
“흠.”
코카콜라를 마실까, 팹시콜라를 마실까, 한참을 망설이던 현우는 코카콜라를 바라봤다. 그 다음 캔을 마실까 패트를 마실까 망설이던 현우는 입을 내밀더니 캔들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는 빨간 걸 마실까, 까만 것을 마실까, 아니면 하얀 것을 마실까 선택을 할 차례였다.
“요즘 살이 좀 붙었나?”
자신의 옆구리를 내려다보는데 갑자기 피식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키가 훤칠한 편의점 알바가 그를 보고 있었다.
“뭐야?”
현우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하얀색 코카콜라 라이트를 들고 계산대에 올렸다.
“1200원입니다.”
현우는 카드를 내밀고 슬며시 알바를 바라봤다. 군살이라고는 없는 어려보이는 얼굴. 그리고 단단해보이는 체구. 이름은 김수현이었다.
“그쪽 이런 거 안 마셔도 될 것 같은데요?”
“네?”
“허리가 한 줌도 안 되어 보이는데 뭐.”
현우는 놀라서 고개를 들어 수현을 바라봤다. 수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현우는 후다닥 콜라르 들고 밖으로 나섰다.
“이, 이게 뭐야?”
그래도 게이라는 사실은 철저하게 숨기고 살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들은 이야기는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설마 아는 것은 아니겠지?”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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