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0

권정선재 2013. 10. 11. 07:00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0

너 어제 우리 집에 왔었어?”

?”

기웅의 물음에 현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우리 집에 네 속옷이 있더라고.”

기웅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했지만 난감한 현우였다. 그걸 제대로 챙긴다는 것이 그만 잊고 온 모양이었다.

어제 수현이랑 같이 운동을 해서, 그래서 막 땀이 나고 그래서. 네 집에서 좀 씻었거든. 그래서 그런 거야.”

그래?”

당황한 현우와는 다르게 기웅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자네 이게 뭔가?”

?”

순간 부장의 고함이 들리자 현우는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웅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펜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너 아니지?”

뭐가?”

아니다.”

밥을 먹다가 뜬금없는 소리를 한 기웅이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 그럴 리가 없을 거야.”

무슨 말이야.”

너 설마.”

기웅은 수현을 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고개를 저었다.

너랑 현우랑 그렇게 친했나 싶어서 말이야.”

우리 둘?”

.”

.”

수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 밥을 우물거렸다.

딱히 친할 것이 있고. 그렇다고 딱히 친하지 않을 이유 같은 것이 있나? 그래도 뭐 형 친구니까 말이야.”

그런 거지?”

뭘 새앆을 한 건데?”

?”

수현의 물음에 기웅은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도 지금 자신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말을 하기 어려웠다.

형 우리 두 사람이.”

아니.”

기웅은 듣기 싫은 모양인지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뭐가 아무 것도 아닌 건데?”

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

너희 두 사람이 무슨 사이라도 된다는 거야?”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김수현!”

?”

그런 말 하지도 마라.”

?”

수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기웅이 이렇게 갑자기 화를 낼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에 더 당혹스러웠다.

형은 내가 남자를 좋아하건 여자를 좋아하건 하나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야?”

이현우는 다르지.”

?”

뭐라고?”

뭐가 다른 건데?”

김수현.”

기웅은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표정으로 수현을 응시했다.

이현우는 안 되는 거다.”

?”

그 녀석 정말 착한 녀석이야. 네가 그냥 한 번 연애를 하고 버릴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니란 거야.”

형은 만일 내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좋아한다거나 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건데? 그런 경우도 있는 거 아니야? 그런 경우에도 지금처럼. 그렇게 무조건 안 된다. 뭐 그렇게만 이야기를 할 거야?”

너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잖아.”

뭐라고?”

수현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는 말을 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기웅이 이렇게 이야기를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에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기웅 역시 단호했다.

그 녀석 정말 좋은 친구야.”

알고 있어.”

그러니 건드리지 마.”

.”

진심이야.”

기웅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수현이 뭐라고 더 말을 하기도 전에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혼자서 식탁에 남은 수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 건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