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3
“여기는 왜 온 거지?”
“걱정하지 마.”
국정원 건물에 도착해서 해진의 몸에 힘이 들어가자 수혁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까.”
“뭐라고?”
“너는 가오리가 더 편하고 그럴지는 몰라도 나는 총이 더 필요한 사람이거든. 그리고 나는 누구도 죽일 수 있고.”
“당신.”
“그게 네가 미워하는 간나 새끼잖아.”
수혁이 씩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자 해진은 자신도 모르게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제야 수혁의 표정도 편해졌다.
“여기서 나오지 마.”
“하지만.”
“여기서 나온다면 아마 우리가 원하지도 않던 그런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런 건 바라지 않잖아.”
해진은 입을 꾹 다물었다. 괜히 이상한 트러블이 생기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건 자신을 위해서도 류환을 위해서도 좋지 않았다.
“나를 믿나?”
“지금 이 순간에 와서 믿지 않는다고 말을 해도 달라질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닌가?”
“맞지.”
수혁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너는 이제 나를 무조건 믿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야. 여기서 나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달라질 것는 없거든.”
“그래.”
“원류환.”
“응?”
“괜찮나?”
“그래.”
아마도 순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 곳으로 향하면서 해랑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류환의 몸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나도 그렇지만 너도 아직 몸 상태가 제대로 회복이 된 것은 아닐 텐데. 괜히 가다가 무슨 사고라도.”
“아니.”
류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거다.”
“그나저나 정말로 오지 않는 건가?”
“뭐가?”
“꼬맹이 말이야.”
해랑의 말에 류환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 해진이 이 곳에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묘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우리 두 사람만을 가지고 뭔가 제대로 된 것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돌아가.”
“뭐?”
“나는 혼자로도 충분하다.”
“이게 무슨 말이야?”
해랑은 입에 담배를 물고 고개를 저었다.
“너 혼자서 도대체 뭘 할 수 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원류환 너는 살아남더라도 문제가 될 거다.”
“그게 무슨?”
“그 녀석은 그런 거 다 이해하지 못할 거야.”
류환은 침을 꿀꺽 삼켰다. 해랑이 하는 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당혹스러우면서도 할 말이 사라졌다.
“꼬마 조장은 말이야. 오직 너 하나만을 보는 사람이라고. 네 마음이 그런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차갑게만 대하면 그 녀석은 그게 진심이라고 생각을 할지도 몰라. 너도 그런 것은 바라지 않잖아.”
“내가 그런 것을 바라는지. 아니면 바라지 않는지. 네가 그런 것을 알아서 뭘 하려는 거지?”
“보이니까.”
해랑은 가볍게 류환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도 내가 네 친구니까.”
“친구라.”
류환의 얼굴에 어색한 표정이 걸렸다.
“너도 이제 남조선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된 모양이야.”
“그게 무슨?”
“동무가 아니라 친구라니.”
“아.”
해랑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내 곧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게 도대체 뭔 일이가? 내가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내가 정말로 그런 거군.”
“리해랑.”
“응?”
“이번에는 네가 살아라.”
“뭐?”
“네가 살라고.”
해랑의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해랑의 얼굴이 굳던 말건 류환의 표정 역시 꽤나 단호한 표정이었다.
“왜 그러는 거가?”
“그래도 무언가를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사람이고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데 두 번이나 도망을 치는 일은 너무나도 비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더 이상 그렇게 비겁하게. 피하고만 싶지는 않거든.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그런 말은 하지도 말라.”
해랑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꼬마 조장을 위해서도 아니야.”
“그 녀석을 위해서이기도 한 거야.”
“뭐라고?”
“내가 살아서 뭘 하려는 거지?”
“그건.”
“우리는 둘 다 남자다.”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 녀석이 정상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면 당연히 내가 모든 것을 다 그만 두어야 하는 거야.”
“천한 것들.”
해랑은 먼저 걸어가는 류환을 보며 작게 한 마디 내뱉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에 쓸쓸함이 묻어났다.
“티, 팀장님.”
“귀신이라도 봤냐?”
“그게.”
수혁의 부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가셔야 합니다.”
“뭐?”
“여기에서 그게.”
부하가 고개를 숙이자 수혁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어서.”
“팀장님이 북에서 오신 간첩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저야 원래 남에서 계시다가 부모님 탓에 북으로 다녀오신 것을 알고 있기에 믿진 않지만 모두 팀장님을 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적?”
수혁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나를 다 죽이려고 하는 거야?”
“팀장님.”
그리고 수혁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다른 요원들이 보였다.
“서수혁이다!”
거친 구두 소리들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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