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4

권정선재 2013. 10. 13.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4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해진은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야 류환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가 오지 않았다.

서수혁.”

순간 해진의 눈이 반짝였다.

뭐지?”

수많은 사내들이 움직였다.

 

일단 거기 서라. 서수혁.”

당신들이라면 설 것 같아?”

수혁의 농담 아닌 농담에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수혁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젠장.”

집기는 이미 모두 정리가 된 후였다.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유용한 무기를 얻으려고 했는데 방법이 없었다.

이거 리해진에게 구식 무기를 사용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나도 그거랑 비슷한 무기나 사용을 하게 생겼네.”

수혁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젠장.”

무슨 일입니까?”

다른 쪽을 쳤다고 하는 군.”

동원의 싸늘한 표정에 계상의 얼굴도 굳었다. 이 사내가 분노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그였다.

그럼.”

그래.”

동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지원군부터 치고 온 것인지. 아니면 여기를 한 번에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뭔가 우리랑 붙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야. 그럴 각오를 했다는 것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쎄다.”

동원의 얼굴에 싸늘함이 겹쳐졌다.

일단 우리를 찾도록 둬야지.”

하지만.”

일단 그 이후는 그 다음이야.”

동원은 총을 꺼내서 어루만졌다.

그 녀석이 북으로 향한 통로 여럿을 없애는 바람에 우리의 조국에서도 그 녀석들의 목을 더욱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 말이야. 원류환. 일단 그 녀석을 만난다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군.”

 

나를 그냥 보내줘라.”

그럴 수는 없습니다.”

수혁은 긴장된 표정으로 요원들을 바라봤다. 그들이 자신의 앞을 막는 이유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자신의 동료들이었고 자신의 친구들이었는데 그를 믿지 못했다.

지금 내가 배신을 했다는 건가?”

일단 저희는 그리 알고 있습니다.”

뭐라고?”

아니라고 하면 일단 저희랑 같이 가서 수사를 받으시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다 해결이 될 문제인데 왜 그러십니까?”

수사?”

수혁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건가?”

?”

그런 건 없어.”

수혁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만일 너희들과 같이 가게 된다면 아마 나에게 이미 맞춰져 있는 온갖 혐의들에 나를 맞추게 될 거다.”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나마 수혁과 조금 친하다는 소리를 듣는 요원 하나가 앞으로 한 발 내딛었다. 수혁은 숨을 들이쉬었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마.”

그럴 수는 없습니다.”

총까지 겨눈 상태인 동료들을 보며 수혁은 착잡한 기분을 감추기 어려웠다. 이들은 이미 자신을 믿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왜 배신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지?”

그건.”

순간 유리창이 깨지고 해진이 안으로 들어섰다.

리해진.”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해진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가오리를 쥐었다.

여기에 오면 위험해.”

이런 상황인 거군.”

해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수많은 요원들을 바라봤다. 총을 들지 않았던 요원들도 긴장하고 총을 들었다.

젠장.”

나 때문에 일이 꼬였다는 건가?”

당연하지.”

그렇군.”

해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둘려봤다. 지금 이 상황에서 총을 쏜다면 그들은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누군가 총을 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방법은 이거 하난가?”

뭐라고?”

해진은 순간 그 무리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들과 해진이 섞이자 요원들은 쉽게 총을 쏘지 못했다. 해진은 순식간에 가장 어린 요원의 목에 가오리를 대고 창가로 천천히 다가서며 미소르 지었다.

서수혁.”

너 뭐 하는 놈이야?”

얼른 가야 조장을 살리지.”

대단한 녀석이군.”

먼저 내려가라.”

수혁은 심호흡을 하고 먼저 내려가서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해진이 재빨리 차에 올랐다.

괜찮나?”

물론.”

하지만 피는.”

이 정도는 괜찮아.”

해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어깨를 쥐었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서 흐르는 피는 그의 생각보다 심각해보였다.

 

엄마.”

어이구. 이 멍청한 놈아. 여그는 왜 왔어?”

류환은 재빨리 순임에게 가서 그녀를 묶고 있는 밧줄을 풀었다. 순임의 눈에는 눈물이 벌써부터 글썽였다.

엄마 괜찮아요?”

이 썩을 놈아. 여그는 왜 와? 여그에 오지 않으면 나가 아무 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거여?”

그러지 마요.”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남으로 와서 내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이니까요. 이제는 내가 그 은혜 갚을 거예요. 무조건 갚을 거라고요.”

아이고, 동구야.”

나는 엄마 작은 아들이니까요.”

순간 어둠 속에서 단검이 날아왔고 해랑은 가볍게 그것을 옆으로 친 후 엄지로 입가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이렇게 치사한 짓을 하는 거야?”

이 정도는 준비가 되었다는 건가?”

류환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리고 순임의 앞을 막아섰다. 해랑도 주위를 경계하면서 어둠을 바라봤다. 동원과 계상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류환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강한 자들. 하지만 여기에서 물러날 곳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