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2
“다 큰 어른이 뭐 하는 겁니까?”
“뭐가?”
“어린 아이처럼.”
“치.”
수현은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을 하면서도 현우의 머리에 수건을 씌워서 강아지라도 닦아주듯 탈탈 닦아 주었다. 현우는 입을 내밀면서도 이런 수현이 싫지 않은 모양인지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다 큰 어른은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당연하죠.”
“그런 게 어디에 있어?”
“네?”
“나이 같은 것이 무슨 상관이야? 사람이 울고 싶으면 그냥 울고 그러는 거지. 너 되게 치사하게 나이 가지고 뭐라 그런다? 그러는 너는 뭐? 너는 나보다 뭐 얼마나 어리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알았어요.”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따뜻한 스프?”
“하여간 귀찮게 하기는.”
“네가 말 꺼낸 거잖아.”
“네. 네.”
“그거 그냥 가루만 풀면 되는 거면서.”
“누가 그래요?”
“어?”
“치.”
수현은 버터와 밀가루를 달달 볶다가 거기에 양파까지 넣어서 달달 볶았다. 그리고 찬장을 뒤져서 치킨 스톡 두 개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현우를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스물여덟 안 같아요.”
“어려 보인다는 거지?”
“철이 없다는 겁니다.”
“뭐라고?”
“사람이 조금 참고 그럴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화가 난다고 그냥 욱. 무슨 어른이 그래요?”
“그런 게 어른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야? 어른이라고 뭐 화를 내지 마라. 뭐 그런 법이라도 있는 거야?”
“네.”
“됐습니다.”
수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스프를 건넸다. 먹어보니 맛있었다. 현우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다.”
“집에 뭐가 없어서 그렇게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다음에 뭐 제대로 재료가 생긴다면 다시 해줄게요.”
“이걸로도 충분해.”
“내가 안 충분해서 그래요.”
“그래.”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현우가 왜 있어?”
“비를 맞고 있더라고.”
“뭐?”
수현의 말에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이마를 짚고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너 뭐 하는 짓이야?”
“뭐가?”
“아니지?”
“뭐?”
“됐다.”
기웅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미친 놈이지. 내가 괜히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아무 것도 아니야.”
“뭐가 아무 것도 아닌 건데?”
“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형이 생각을 하는 거 맞아.”
“뭐라고?”
셔츠 단추를 풀던 기웅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형이 생각을 하는 그게 맞다고.”
“너 지금 농담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을 거다.”
“왜?”
“뭐라고?”
“왜 그래야 하는 건데?”
기웅은 무서운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순식간에 수현의 곁으로 다가와서 그의 목을 졸랐다.
“이현우 내 친구야.”
“그래서?”
“건드리지 마라.”
“내가 누구를 사랑하건. 누구를 마음에 담건 그건 형이랑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
“그 녀석 내 친구라고. 더러운 네가 건드릴 사람 아니야.”
잠시 멍하니 있던 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게이인 자신은 더러운 사람일 뿐이었다. 수현은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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