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2

권정선재 2013. 10. 15. 07:00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2

다 큰 어른이 뭐 하는 겁니까?”

뭐가?”

어린 아이처럼.”

.”

수현은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을 하면서도 현우의 머리에 수건을 씌워서 강아지라도 닦아주듯 탈탈 닦아 주었다. 현우는 입을 내밀면서도 이런 수현이 싫지 않은 모양인지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다 큰 어른은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당연하죠.”

그런 게 어디에 있어?”

?”

나이 같은 것이 무슨 상관이야? 사람이 울고 싶으면 그냥 울고 그러는 거지. 너 되게 치사하게 나이 가지고 뭐라 그런다? 그러는 너는 뭐? 너는 나보다 뭐 얼마나 어리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알았어요.”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따뜻한 스프?”

하여간 귀찮게 하기는.”

네가 말 꺼낸 거잖아.”

. .”

그거 그냥 가루만 풀면 되는 거면서.”

누가 그래요?”

?”

.”

수현은 버터와 밀가루를 달달 볶다가 거기에 양파까지 넣어서 달달 볶았다. 그리고 찬장을 뒤져서 치킨 스톡 두 개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현우를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스물여덟 안 같아요.”

어려 보인다는 거지?”

철이 없다는 겁니다.”

뭐라고?”

사람이 조금 참고 그럴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화가 난다고 그냥 욱. 무슨 어른이 그래요?”

그런 게 어른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야? 어른이라고 뭐 화를 내지 마라. 뭐 그런 법이라도 있는 거야?”

.”

됐습니다.”

수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스프를 건넸다. 먹어보니 맛있었다. 현우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다.”

집에 뭐가 없어서 그렇게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다음에 뭐 제대로 재료가 생긴다면 다시 해줄게요.”

이걸로도 충분해.”

내가 안 충분해서 그래요.”

그래.”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현우가 왜 있어?”

비를 맞고 있더라고.”

?”

수현의 말에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이마를 짚고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너 뭐 하는 짓이야?”

뭐가?”

아니지?”

?”

됐다.”

기웅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미친 놈이지. 내가 괜히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아무 것도 아니야.”

뭐가 아무 것도 아닌 건데?”

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형이 생각을 하는 거 맞아.”

뭐라고?”

셔츠 단추를 풀던 기웅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형이 생각을 하는 그게 맞다고.”

너 지금 농담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을 거다.”

?”

뭐라고?”

왜 그래야 하는 건데?”

기웅은 무서운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순식간에 수현의 곁으로 다가와서 그의 목을 졸랐다.

이현우 내 친구야.”

그래서?”

건드리지 마라.”

내가 누구를 사랑하건. 누구를 마음에 담건 그건 형이랑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

그 녀석 내 친구라고. 더러운 네가 건드릴 사람 아니야.”

잠시 멍하니 있던 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게이인 자신은 더러운 사람일 뿐이었다. 수현은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