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4

권정선재 2013. 10. 17. 07:00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4

무슨 일이야?”

기웅이가 나도 쫓았네.”

미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수현이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현우는 편의점에 준비된 의자에 앉고는 고개를 저었다.

나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뭐가?”

일단 지금 사는 집을 빼야겠다.”

그러면?”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

수현의 얼굴이 순간 굳자 현우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 표정 뭐야?”

뭐가?”

어차피 우리 두 사람 뭐 진지한 사이도 아니잖아. 그런데 그렇게 얼굴이 딱 굳어서. 그게 뭐 하는 거야?”

그게.”

진지하게 생각을 한 거야?”

수현이 곧바로 대답을 하지 않자 현우도 미간을 모았다. 마냥 장난이라고만 생각을 할 상황은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여기에 있으면 어차피 그 집 월세도 제대로 감당을 하기 어렵거든. 생각을 해보니 다시 처음으로 가서 시작을 하는 것이 옳은 것 같아서.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찾고 말이야.”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잘 하는 일이 아닌가? 남들은 취업 못해서 난리인데 때려칠 수 있는 거야?”

?”

현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해? 그냥 뭐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그런 거지. 그리고 그냥 일자리가 중요하면 누구나 다 자기 일에 만족을 해야 한다는 건데. 사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그래?”

잠시 손님이 들어오고 두 사람의 대화는 끊어졌다.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 서서 콜라를 꺼내서 카운터에 올랐다. 그리고 수현이 쿡 하고 웃자 살짝 그를 흘겨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우리가 여기에서 처음 만난 거네.”

그렇지.”

무언가 특별한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해.”

현우는 값을 내고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톡 쏘는 탄산에 그나마 우울한 마음이 조금은 달래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뭐가 어떻게 되는 걸까?”

?”

그냥 멍한 생각이 들어서. 아무튼 기웅이 녀석이 많이 화가 난 모양이더라. 너를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야.”

아무래도.”

수현은 혀로 입술을 축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웅이 자신을 많이 아껴주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가 너무 자신의 삶에 끼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 같이 살까?”

뭐라고?”

그러면 돈 문제 해결이 되는 거잖아.”

너는 뭐 돈을 많이 벌어?”

모아둔 것이 많아.”

됐어.”

그래도.”

아니야.”

현우는 콜라 캔을 구기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이 시간에 늘 출근을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으니 되게 멍하다. 영화나 보고 올까? 너는 편의점 몇 시까지 하는 거야?”

아침 여덟시부터 밤 열두시까지.”

그렇게 많이? 그거 근로법 위반 아니야?”

. 그러거나 말거나 이렇게 오랜 시간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까 평소에는.”

. 그럼 나는 영화나 봐야겠다.”

보고 와서 이야기를 해줘.”

.”

현우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도 재미없어.”

코미디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런지 하나도 재밌지가 않았다. 현우는 한숨을 토해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휴대전화를 확인했지만 액정에는 아무런 것도 남겨져 있지 않았다. 사무실에서도 그 누구도 그를 찾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현우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핸드폰 커버를 닫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괜히 나온 건가?”

생각을 해보니 멍청한 일인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회사에서 잘라주기를 기다렸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뭐 하나 제대로 된 답 같은 것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와서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미 모든 것이 끝이 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