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5
“책은 왜 들고 온 거야?”
“이제 여기에 있으려고.”
“뭐?”
“하루 종일.”
수현은 쿡 하고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럴 시간에 그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 가서라도 일을 더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일이 아닐까 싶은데?”
“왜?”
“여기에 와서 도대체 뭘 하려고?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서 책을 가지고 온 거면서.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오히려 더 기쁜 타입 아니야? 일 되게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뭐 그렇지.”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콜라 한 캔을 그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출근해.”
“싫어.”
“왜?”
“인격 모독이라고.”
“누구나 그래.”
“어?”
“누구나 그렇다고.”
순간 벨이 울리고 손님이 들어섰다. 나이가 꽤나 든 사내는 수현을 보며 살짝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나이가 몇인가?”
“네?”
“공부를 좀 열심히 하지 이런 곳에서 무슨.”
현우가 뭐라고 말을 하고 일어나려고 하자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손님이 나가고 나서 현우는 발을 동동 굴렀다.
“저 아저씨 뭐야?”
“뭐가?”
“아는 사람이야?”
“아니.”
“그런데 왜 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가는 거야?”
“많이들 그래.”
“어?”
“다들 그런다고. 이런 곳에 일을 하는 사람은 뭔가 성실하지 않은 사람 같으니까. 제대로 된 일자리 같지도 않고.”
“그래도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 네가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는데. 그런데 지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그리고 너는 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아뭫지도 않은 듯 그냥 있는 거야? 화도 안 나는 거야?”
“화 나지.”
“그런데?”
“화를 내서 뭐 해?”
“어?”
“저 사람들 눈에는 저게 당연한 거야. 뭐 그게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는 없는 거지.”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현우. 너랑 같이 있어?”
집에 들어서니 기웅이 살짝 쳐진 목소리로 물었다. 수현은 대답을 하지 않으려다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 녀석 회사에는 들어올 생각이 없는 거야? 그래도 네가 그 녀석 설득을 할 수 있으면. 회사에 오게 해.”
“그걸 내가 할 수 있나?”
“해.”
다소 엄한 목소리에 수현이 고개를 들었다. 기웅은 벌써 술을 몇 잔이나 마셨는지 표정이 굳었다.
“그렇게 그 사람이 걱정이 되면 나에게 말을 할 것이 아니라 형이 직접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그 녀석 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런 건 모르잖아.”
“김수현.”
“알았어.”
수현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서 기웅의 성격을 건드린다고 해서 좋을 것은 없었다.
“미안하다.”
“뭐가?”
“그런 말을 해서.”
수현은 그제야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정말 미안해.”
수현은 그대로 기웅에게 다가가서 그를 뒤에서 안았다.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네가 더럽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야.”
“알아.”
“일단 내일 현우를 우리 집에 데리고 올래?”
“어?”
“두 사람 이야기를 듣고 싶거든.”
“알았어.”
잠시 망설이던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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