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3
“그래서 정말 안 돌아올 거야?”
“응.”
“미친.”
“그래.”
현우는 씩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나 미쳤어.”
“너 모아놓은 돈도 없잖아.”
“그런데?”
“그런데라니?”
“그러면 회사 그만 두면 안 되는 거야?”
“당연하지!”
“그런 거구나.”
오히려 걱정ㅇ르 하는 자신에 비해서 태연한 현우를 보며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내가 뭐 네 일자리라도 좀 알아볼까? 하다못해서 아르바이트라도. 그런 거라도 있어야 될 거 아니야?”
“일단 좀 쉬지 뭐.”
“뭐?”
“대학교 졸업하고 하루도 제대로 쉰 적이 없어. 지금 우리가 다니는 회사는 휴가도 제대로 없고 말이야.”
“대신 월급이 괜찮잖아.”
“나는 그런 거 싫어.”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뭐 솔직히 지금 다니는 회사가 아니라면 더 많은 돈을 바라고 그러겠지만 사실 지금 회사에 다녀보면 돈이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느끼잖아. 일도 다른 회사보다 좀 많은 편이고 말이야.”
“그래도 그만 두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네가 그렇게 확 질렀으니 부장님도 이제 더 이상 그러시지 않을 거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
“왜?”
“고작 부장님 때문에 그만 둘 정도로 나 그렇게 유치한 녀석 아니야. 내가 그만 둘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 그리고 어쩌다 보니 지금 그게 부장님하고 얽혀서 그런 거지. 그런 거 아니야.”
“그래도.”
“됐습니다.”
현우는 양손으로 머그를 꼭 잡고 마시면서 고개를 저었다.
“너랑 아침부터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알았어.”
“그런데 네 동생은?”
“어?”
기웅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 녀석은 왜?”
“어?”
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뭐가?”
“갑자기 목소리가 무서워져서.”
“아.”
기웅은 순간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야.”
“두 사람 싸웠어?”
“아니.”
“그러지 마.”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숙였다.
“회사에서 나와서 그냥 울고 있는데 그 녀석이 비 막아주고 그랬으니까. 되게 착하고 그런 녀석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그래?”
“그게. 그 녀석 게이야.”
현우는 잠시 멍하니 기웅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뭐가 어때서?”
“그 녀석 그냥 게이가 아니야. 보통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다거나 그래야 정상인 거잖아. 그런데 그 녀석은 그냥 모든 것이 다 장난이나 다름이 없는 녀석이라고.”
“그래서?”
“뭐?”
“나는 그래도 좋아.”
“이현우.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기웅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지금 그러니까. 지금 네가 하는 그 말은?”
“우리 잤어.”
기웅은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가라.”
“뭐라고?”
“나가라고!”
기웅이 고함을 치자 현우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멍하니 기웅을 바라보다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그대로 집을 나섰다. 기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그대로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구와 동생이 연인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불편하고 이상한 거였다. 기웅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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