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6

권정선재 2013. 10. 19.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6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그럴 거요.”

해랑은 자신을 구해준 사내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도와줬기에 따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답답했다.

그래도 나도 흑룡조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이런 것까지 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를 거야.”

뭐라고?”

그 녀석들 말이야.”

해랑은 침을 꿀꺽 삼켰다.

조국에서는 우리 5446 부대가 가장 강한 것 아니야? 당의 고위 간부도 모르는 비밀 부대였는데 말이야.”

그런 부대가 하나만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뭐라고?”

해랑이 눈을 가늘게 떴다. 아버지인 리무혁을 통해서도 그런 곳의 존재는 들은 적이 없는 그였다.

내가 웬만해서는 조국의 모든 정보를 다 듣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나는 아무 것도 듣지 못했어.”

당신도 알지 못하게 해놓은 곳일 테니. 그 누구도 모르는 그런 비밀 부대라는 것을 모르는 겁니까?”

그런 곳이 있다고?”

해랑은 한숨을 토해냈다. 5446 부대만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두렵게 하기에 충분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보다도 훨씬 더 강한 이들이 그들의 목을 가지기 위해서 남으로 왔다는 이야기였다.

도대체 조국은 왜 이렇게 우리를 두려워하는 거지? 어차피 우리는 조국을 해할 생각 같은 것은 없는데.”

지금 살아 있으니까.”

뭐라고?”

이미 죽었어야 하는 사람들인데. 조국에서도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여즉 살아있다는 거 아닌가?”

그렇군.”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국이 죽으라는 명령을 내렸을 적에 살아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들은 커다란 죄를 지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조국의 입장에서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었다.

우리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도대체 뭘까? 그런 것은 이미 생각을 하기에 늦은 일이 아닐까 싶어.”

그렇군.”

해랑은 심호흡을 하고 모래주머니를 채웠다. 꽤나 묵직한 느낌. 심호흡을 했지만 그래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거 너무 무겁군.”

하나에 스무 근 가까이 되는 것이니.”

그런 것을 차고 다니라는 말이가?”

하나가 아니야.”

뭐라고?”

팔과 다리에 각각 두 개는 차야 한다.”

미친 거 아이가?”

해랑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것을 차고 제대로 뛸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아? 그런데 나보고 뭘 어쩌라는 기가?”

그래도 그런 것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 쪽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밀고 올 거든.”

그리 빠르다고?”

그래.”

해랑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젠장.”

벌써 지친 건가?”

아니야.”

해랑이 비틀비틀 일어나는 것을 보며 사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의 얼굴에 어린 한심하다는 표정에 해랑의 얼굴이 굳었다.

왜 그렇게 보는 기가?”

고작 그 정도로 지쳤으니 말이야. 그 정도로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거라면 분명히 죽고 말 거야.”

.”

그쪽은 이미 네가 생각을 할 수도 없는, 네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속도를 가지고 있을 거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있지?”

그러는 너는?”

?”

흑룡 조장 리해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미 자네도 괴물이야. 그렇지만 이미 자네는 존재하잖아.”

.”

그 이야기는 누구라도 다 그런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애초에 타고난 사람이라면.”

그럼 우리가 뭘 해야 하는 거지?”

더 강해져야지.”

뭐라고?”

이미 리해랑 너는 다른 사람들이 살아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난 사람이니까. 그 순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그 누구라도. 하지만 이미 너는 살아남은 거고. 그건 분명한 사실이야.”

그렇군요.”

해랑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두려웠지만 마음으로 다가왔다.

 

괜찮나?”

그래.”

괜찮기는.”

수혁은 해진의 상처를 보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누가 보더라도 고통이 끔찍한 상황이었을 텐데 해진은 참고 있었다. 이미 상처가 벌어져서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상처가 컸다.

지금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왜 이런 상황이 되도록 나에게 아프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

말을 하면?”

뭐라고?”

달라질 것은 없어.”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조장을 지키러 가야 하는 거고. 조장이 없다면 나도 사는 이유가 없으니까.”

리해진.”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

나를 왜 이렇게 지키려는 거지?”

수혁은 해진의 물음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이상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네가 나를 이 정도로 지켜줄 이유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

나랑 닮았어.”

뭐라고?”

너 말이야.”

수혁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지만 참 닮았어. 내가 정말 괜찮은 걸까? 싶을 정도로 말이야. 내가 어릴 적 부모를 잃고 결국 북에서 훈련을 받았을 때. 그리고 남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모든 것이.”

.”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일단 치료를 받자.”

전신 마취는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지금 바로 조장에게 가야 하니까.”

그래.”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 해진의 편을 들어야 옳았다. 나머지 일은 조금 더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해야 할 일이었다. 이미 모든 것은 그들을 제외하고 흐르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