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6
“괜히 가면 한 소리 듣는 거 아니야? 박귱 원래 잔소리 되게 심한 타입이잖아. 나 듣기 싫은데?”
“그래도 오라고 하니까.”
“흠.”
현우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그런 현우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조심스럽게 그의 볼을 꼬집었다.
“정말 스물여덟이 맞아?”
“박귱이랑 친구라니까?”
“그래.”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우리는 형에게도 이야기를 할 기회를 줘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해. 그래도 우리 두 사람하고 연결이 된 사람이니까.”
“그렇기는 하지.”
“그러니까.”
“알았어.”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기웅과 별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해야 할 필요 같은 것은 있을 것 같았다. 수현의 말처럼 둘과 연관이 된 사람이었으니까.
“온다고 하더라.”
“그래?”
기웅은 그제야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 요즘 뭐 하냐?”
“어?”
“뭐 하면서 지내냐고.”
“그게.”
“너랑 같이 있는 거야?”
수현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기웅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도대체 왜 멀쩡한 일자리를 그만 두고 그런데 가서 뭘 하려고 하는 건데?”
“그래도 갈 곳이 없으니까. 하지만 생각을 하는 것을 들으니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만 둔 것은 아닌 것 같아. 회사가 나름 적성에 안 맞는다는 생각도 평소에도 원래 늘 하고 있었던 것 같고.”
“그게 뭐?”
“어?”
“그게 뭐 해답이 되냐?”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진짜로 고민을 하고 있었더라면 그런 식으로 그만 두면 안 되는 거지.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해결을 할 방법을 찾아야지. 그 녀석은 그냥 도망을 간 거야.”
“그럴 지도 모르지.”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형은 모르잖아.”
“뭐라고?”
수현의 말에 기웅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그게 무슨 말이야?”
“형은 늘 잘 한 사람이니까.”
“뭐?”
“아니다.”
“뭐가 아닌 건데?”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 자괴감이야.”
“김수현!”
“늘 반쪽인 나랑 다르게 형은 항상 어른들의 칭찬을 들었잖아. 그리고 뭐든 다 잘 하는 사람이었잖아.”
“그게 뭐?”
“그래서 이해를 못 하는 거야.”
기웅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수현이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네가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냐?”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수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이 부족한 거였다. 이런 것을 가지고 기웅에게 따지고 싶지 않았다.
“나 들어가서 잘게.”
“미안하다.”
수현의 등뒤로 기웅의 목소리가 꽂혔다.
“내가 많이 미안해.”
“그런 말 하지 말라고요.”
‘그래서 언제 독립을.’
“됐어요.”
기웅은 모친의 전화를 끊고 고개를 숙였다. 지금 모친의 말을 들으니 명확했다. 자신은 늘 수현을 자신보다 못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주위에 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그의 기분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그뿐이었으니까.
“젠장.”
기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제일 멍청한 놈이었네. 그리고 제일 나쁜 놈이었네.”
기웅의 미소에는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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