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8
“죄송합니다.”
“아니야.”
부장은 뭐라고 한 마디를 하려고 했지만 사무실의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 가서 일을 하게.”
“네.”
다해히 그의 자리는 그대로 있었다. 현우는 입을 냄리고 포스트 잇으로 붙어있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야?”
“뭐가?”
“내가 그렇게 지르고 나왔는데 안 짤렸다고?”
“응.”
“왜?”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그래도.”
기웅은 휘핑크림을 우물거리는 현우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티슈로 그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도대체 너는 그렇게 먹는데 왜 살이 하나도 안 찌는 거냐? 나는 늘 아메리카노만 먹어도 신경을 쓰는데.”
“이게 다 신의 축복이지.”
“지랄.”
“박귱. 얼른.”
“다들 네 편을 들었지.”
“어?”
“다 네 편을 들었다고.”
“그래?”
기웅의 말에 현우는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누구도 그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네가 일을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었고. 부장님도 네가 그렇게 별로라고 생각을 했더라면 애초에 너에게 일을 시키지 않았을 거야.”
“그렇구나.”
현우가 혀를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
“뭐가?”
“수현이.”
“어?”
현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뭐?”
“그 녀석 학교 그만 둔 거거든.”
“아, 그거. 그런데 왜?”
“게이라고 소문이 나서.”
“아.”
현우가 빨대를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의 성격에 그런 말을 무시할 것 같기는 했지만 그다지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닐 거였다.
“그런 소문이 많이 돌았어?”
“응.”
“왜?”
“글쎄다.”
기웅이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아무런 말을 하려고 하지 않자 현우는 입을 내밀었다. 결국 기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귱.”
“왜?”
“말해주라.”
“내가 왜?”
“내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현우의 말에 기웅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가 알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불편한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 하면 그 녀석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래도 너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을 테니까.”
“그래도.”
현우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내가 그 정도는 알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 그리고 내가 알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뭐 나도 그렇기는 그래.”
“그러니까.”
“학교로 돌아온 거야?”
“응.”
일우는 멍하니 수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수현이 스치려고 하자 그의 손을 잡았다. 수현은 재빨리 그의 손을 뿌리쳤다.
“뭐 하는 짓이야?”
“미안해. 나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네 잘난 여친이 또 나에게 무슨 지랄을 하게 하려고?”
“그게 아니라.”
“너도 정신 차려라. 너 하나 좋아한다는 그 여자 어떻게 하고? 남자 여자 다 좋은 녀석은 그 여자를 사랑하라고.”
일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멀어지는 수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냥 사과를 하고 싶은 거였어.”
일우는 그렇게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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