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8
“고 영감님.”
“네 엄마를 살려야 할 거 아니여.”
“하지만.”
두석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하지만 고 영감은 너무나도 단호했고 두석도 당혹스러운 기분이었다.
“너는 네 엄마 안 살릴 거여?”
“살리고 싶어요.”
“그런데 뭘 망설여?”
“하지만 제가 제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 동구를 희생했다고 하면 엄마가 절대로 저를 이해하지 않을 거예요.”
두석의 말에 고 영감은 미간을 모았다. 두석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유일한 것은 국정원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잘못하면 전 여사도 간첩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자네는 정말 모르는가? 이 상황에서는 일단 자네 어머니부터 구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게 순서야. 그런 거라고.”
“아니요.”
두석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를 위한다면 그런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아저씨도 알고 계시잖아요. 어차피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거.”
고 영감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순임이 신장이 문제가 생겨서 고생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그냥 모든 것을 놓는다는 것도 너무나도 우스운 일이었다.
“엄마가 그 녀석들 손에서 끔찍하게 죽더라도. 너는 그래도 괜찮다는 거여? 지금 그런 말이여?”
“아니요.”
두석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쉽게 그가 나설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가 나서게 된다면 결국 순임은 다시는 그를 보지 않게 될 거였다.
“아저씨.”
“왜?”
“그 녀석에게 물어볼까요?”
“응?”
“그 녀석 말이에요.”
“아.”
고 영감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려. 그래라.”
“왜 안 받아?”
“받을 수가 없어.”
수혁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 사람하고 말을 섞으면 결국 그쪽도 위험해지라는 이야기잖아.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받아.”
해진은 꽤나 단호했다.
“가족을 잃은 그쪽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수혁은 심호흡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젠장.”
“왜 그러는가?”
“그쪽도 위험하다고 하네요.”
두석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그 동구 녀석 하나를 잡기 위해서 왜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묶여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다른 나라니까.”
“하지만.”
“자네도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게.”
고 영감의 경고에 두석은 입을 다물었다.
“자네는 경찰이 되어야 하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의 입에서 간첩을 옹호하는 말이 나오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하지만 그 녀석은 그냥 간첩이 아니라 내 동생이라고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내 동생이라고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간첩으로만 보일 테지.”
“젠장.”
“그러니 주의하게.”
“헉.”
“뭐 하는 거야?”
동원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스쳤다. 그 누구도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다고 믿은 게상이었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었다. 여유로운 해랑과 다르게 계상은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이게 뭐야?”
“그러게.”
해랑은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나는 네 녀석이 정말 무지 강하다고 해서 엄청나게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 정도는 아닌 모양이야.”
“젠장.”
계상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단 한 번도 두렵다는 생각 같은 것은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려웠다.
“뭐 하는 거야?”
“이길 수 없습니다.”
“뭐라고?”
계상의 말에 동원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속도가 나보다 빨라요.”
계상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계상마저도 이런 식으로 나오자 동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쉽게 밀리지 않을 거였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나름 강해졌거든.”
해랑이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내가 만일 한 번 죽어보지 못했더라면 이런 상황에서 망설이고 두려워했을 거야. 하지만 이미 나는 한 번 죽었거든.”
“젠장.”
“이제 더 이상 무서운 것이 없어.”
“하.”
동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괜찮나?”
“응.”
수혁의 물음에 해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다리를 살짝 움직였다.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한 거라면 당신은 나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나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뭐든 다 견딜 수 있는 사람이고 이겨낼 거야.”
“대단하군.”
“조심해야 합니다.”
나서는 두 사람의 뒤로 의사의 말이 꽂혔다.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해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렇게 꼭꼭 감싸주셨잖아요. 그렇게 쉽게 상처가 벌어지거나 위험한 일이 생기지는 않을 거예요.”
“그건 그렇지만.”
“믿어요.”
의사는 침을 꿀꺽 삼켰다. 누구에게나 밝은 미소를 짓는 해진. 그리고 그의 미소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는 모양이었다.
“서 팀장.”
“네.”
“그리고 어서 달아나게. 그들이 이리로 오고 있다는군.”
“알겠습니다.”
수혁은 손을 내밀었다. 의사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을 피할 이유는 없으니까. 그들은 다시 차에 올랐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0 (0) | 2013.10.27 |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59 (0) | 2013.10.26 |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20 (0) | 2013.10.25 |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9 (0) | 2013.10.24 |
[수현우 팬픽] 까칠한 녀석 18 (0) | 201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