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월 플라워
영화를 보고 나서 아!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게 된 원작 역시 아! 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외 받는 아이의 성장담은 무거우면서도 빛나거든요. 우리가 다소 특이하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우리는 사실 쉽게 무시하곤 합니다. 저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가 너무 분명해. 그래서 우리와는 어울리지 못할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사실 그러한 것은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다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다만 어른들이 흔히 말을 하는 정상적인 아이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 그저 관심이 필요한 아이라고 말을 하곤 그만 둡니다. 그 아이들이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서 말이죠.
‘찰리’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는 참 우울하면서도 반대로 희망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 누구도 이 소년이 왜 이렇게 우울한지에 대해서 모르거든요. 이 어린 소년이 두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다만 그 치유의 과정이 그리 밝다고만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도 미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이 책이 금지 도서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소설 안에서 동성애자가 중요한 인물로 등장을 하는 데다가 약물 역시 등장을 한다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러한 것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를 바라고 그런 것을 접하지 않으면 모를 거라고 믿고 있으니 말이죠. 아무튼 우울한 찰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희망을 가집니다. 더 이상 자신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사는 거죠.
아무래도 편지와도 같은 형식을 지니고 있는 만큼 실제로 ‘찰리’가 나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욱 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만큼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해서 더욱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한 아이가 서서히 친구들을 사귀고 자신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 그 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 역시 매력적인 이야기죠. 누구나 다 성장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지만 사실 쉽게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그리고 어른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너 이제부터 어른. 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아픔을 겪으면서 어른이 되어가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숨겨진 모든 상처에 대한 것 역시 가슴을 쾅하게 울리며 꽤나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어른들도 모르게 아이들은 자신만의 상처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어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어른들을 거꾸로 위로를 하기 위해서라거나 혹은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문제인지에 대해서 너무 심하게 생각을 해서일 수도 있죠. 상처를 받은 아이가 조금은 특별한 그 아이가 평범한 아이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평범한 가운데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그 모든 과정이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아무래도 영화가 가지고 있는 조금은 잔잔하면서 가슴을 울리는 것이 너무 커서 감동이 덜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지만 책을 다시 읽게 되면서 그 안에 담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간절하게 커다랗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른이 되어가기 위해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숨긴 반창고를 떼어낸 소년의 이야기 [월 플라워]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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