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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카모메 식당

권정선재 2013. 10. 23. 07:00

행복한 책방] 카모메 식당

 

어쩌면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소 심심하기까지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는 소설 [카모메 식당]입니다. 낯선 나라에서 홀로 떠나서 식당을 차리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뭔가 고군분투가 벌어진다거나 엄청나게 바쁜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요. 손님이 너무 없어서 걱정일 정도로 한가한 카모메 식당.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우울하지도 그다지 아프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어울리고 적당히 매력적인.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사실 누군가와 갑자기 친구가 되고 새로운 가족이 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타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같은 나라의 사람을 식구로 맞아들이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타국에 나가게 되면 동향 사람이 반가운 법이니까요.

 


카모메 식당

저자
무레 요코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1-03-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카모메 식당 슬로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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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섬처럼 둥둥 뜬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핀란드의 따뜻함도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외국인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낯설게 마련이잖아요. 그것이 누군가를 미워한다거나 공격적인 마음 같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낯선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거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그녀들. 그녀들은 사실 일본에서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던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외롭고 아팠던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다른 나라에 가서 서로에게 제대로 의지를 하고 새로운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에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거죠. 낯선 공간이기에 오히려 아무런 차별 없이 시도할 수 있는 거죠. 오직 서로. 새로운 나. 이것이 [카모메 식당]의 중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소극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 다소 헤프닝 위주로 이루어졌기에 더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동명의 영화가 있다고 하는데 소설 역시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에요. 어느 날 문득 카모메 식당이라는 공간이 생기고 사람들의 이목이 그리로 이어지고 도대체 거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에 대해서 그려진 다음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부분. 그리고 캐릭터들 역시 꽤나 독특한 편입니다. 동양 문화.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청년. 카모메 식당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는 여느 아주머니와도 같은 핀란드 아주머니들. 이 모두가 다 사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에서 살아간단 거죠.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마음에 잔잔한 울림이 생깁니다. 딱히 어떤 계기 같은 것이 생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것 자체가 계기랄까요? 혼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는 것을 마냥 겁을 내기만 하는 순간. 그러한 것들이 하나도 겁을 낼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주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이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새로운 일을 해야 할 적에 늘 겁을 내고 쉽게 그러한 일들을 하지 못하잖아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혹시나 잘못은 아닐까?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도전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겁이 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도 같은 책. [카모메 식당]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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