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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권정선재 2013. 10. 28. 07:00

[행복한 책방]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영화를 통해서 먼저 만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조금 더 인물 묘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소설에서는 그 부분이 완벽하더군요. 아무래도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모든 것이 다 풀렸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만큼 조금 상세한 설명과 인물의 변화를 다루는 것이 그다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모자란 영화는 아니지만 말이죠. 그래도 조금 더 느린 템포로 독자들이 두 인물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를 하고 그들 안으로 들어갈 시간 같은 것을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요. 반면 소설 같은 경우는 조금 지루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느낌이었어요.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그 안에 더욱 소중한 무언가가 담겨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저자
매튜 퀵 지음
출판사
지식의숲 | 2013-02-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랑으로 다친 마음은 사랑으로 치유하라!로맨틱 코미디 영화 《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다시는 치유를 받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커다란 상처를 받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는 그 이야기의 묵직함은 꽤나 절절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밝은 느낌의 영화가 아닌 만큼 보면서 약간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뭔가 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분명히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의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서로에게 의지를 하지 않고 자꾸만 밀어내려고 하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아쉬운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다칠지 몰라. 라는 생각을 하기에 그런 것 같은데 오직 기댈 수 있는 것이 두 사람이기에 서로를 밀어낸다는 사실 자체가 조금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누가 보더라도 가장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인데 말이죠.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다시 다칠까 겁을 내면서 물러서는 모습이죠.

 

단순히 상처를 받은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연애를 시작을 할 때 겁을 내곤 하잖아요. 그걸 밀땅이라는 굉장히 재미있는 무언가처럼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이 아니죠. 내가 이 사람을 사랑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 사람이 고스란히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니 말이죠. 내가 다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겁을 내게 된다는 사실. 그냥 이 모든 것에 대해서 겁을 내고 뒤로 물러서고자 하는 것이죠. 내가 누군가에게 준 마음을 고스란히 다시 돌려받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말이죠. 겁쟁이라고. 한심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당연한 걸 겁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준 만큼 받지 못한다면 아플 테니 말이죠.

 

모두에게 폐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팠던 두 사람이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 그 진지한 마음의 변화와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단순히 두 사람만을 위한 소설이 아닌 모두를 위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모두가 모두에게 간절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안에 담겨 있는 소중한 그런 느낌 같은 것 말이죠. 서로에 대해서 섣불리 다가섰다가는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내가 더 많이 다가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준다면? 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참 많이 아파보이지만 그래서 더 많은 희망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꽁꽁 마음을 닫아두었던 두 사람이 서로와 너무나도 닮은 상대방을 발견하고 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 그리고 결국에는 나 역시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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