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어렸을 적에 참 재밌게 읽었던 노빈손 시리즈는 여전히 읽어도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노빈손’이 철새를 지키러 갔습니다. 정말 고육적인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딱딱하거나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우리가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그리고 관심이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고 있죠. 특히나 철새에 대한 것은 다소 추상적인 이미지 같은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냥 늘 그 자리로 다시 날아오는 그런 존재들? 그렇게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또 보니 그러한 것이 아닌 모양이더라고요. 그 아이들이 집은 그곳이지만 사람들로 인해서 자기 집으로 오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우리들이 그 아이들에게 관심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하면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철새들이 없을 거라는 거죠.
사실 한강이라는 공간은 늘 보는 공간이기에 그렇게 환경적으로 중요한 공간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서울의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다리로 건널 수 있는 곳 정도랄까요? 전세계 그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의 수도 서울처럼 큰 강과 커다란 산이 있는 곳이 없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러한 것들은 그저 다소 상징적인? 그러한 의미들로만 다가오곤 말잖아요. 그리고 우리의 주위에 늘 존재를 하고 있는 장소이니 만큼 그곳이 얼마나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곳인지에 대해서도 인지를 하지 못하고요. 그런데 우리의 주위에서 그냥 흐르고 있던 한강은 철새들에게 아주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철새들이 우리나라에서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단순히 새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들이 같이 숨을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던 거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요.
일단 기본적으로 노빈손 시리즈인 만큼 이 모든 것이 꽤나 유쾌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다만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서 뭔가 모험 같은 것은 부족한 것 같아요. 초기 노빈손 시리즈들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이런 이들이 일어날 수가 있는 거지? 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진행이 되었던 반면에 이번 시리즈는 조금은 심심하게 그렇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재기발랄한 ‘노빈손’과 ‘말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초기의 시리즈들에 비해서는 조금 사건 속에 ‘노빈손’이 들어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동안 은 답답할 정도로 노빈손이 사고를 쳐서 벌어진 일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상상 그 이상의 웃음을 준 것도 사실이었으니 말이죠.
다만 이야기가 조금 묵직해진 만큼 그 안에 담긴 정보들은 훨씬 더 많고 다양해졌습니다. 우리의 주위에 있는 한강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지나가면서 그냥 큰 강이구나. 싶었던 공간이 정말 많은 생명체들이 숨을 쉬는 공간이라는 거. 그리고 그 공간임과 동시에 누군가가 살아가고 있는 터전이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수도 근처에 있어서 그다지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니까요. 아는 만큼 보이게 된다고 단순히 흐르는 강인 줄만 알았던 공간이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더욱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곳을 더욱 깨끗이 지켜야하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고 말이죠. 특별한 한강에 사는 우리의 또 다른 식구들을 찾을 수 있는 교육적인 책 아이와 함께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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