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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날개는 언제까지나

권정선재 2013. 10. 14. 07:00

[행복한 책방] 날개는 언제까지나

 

일본의 경우에는 성장 소설이 참 많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성장 소설이 많은 만큼 그것을 매끄럽게 풀어나가는 경우 역시 많고요. [날개는 언제까지나]는 열혈 야구부원인 소년이 천천히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열혈 야구부원. 이것만 보더라도 아이가 다소 날이 선? 그런 아이가 아닐까 싶은데 꽤나 순수합니다.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진한 주인공을 보다 보면 무언가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순진할 수가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은근히 열혈인 모습이 신기하게만 다가옵니다. 자신이 믿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것에 대해서 순진하게 행동을 하고 그대로 다가갈 줄 아는 그런 아이니 말이죠. 물론 성장을 해나가는 모습이 조금 징그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꽤나 귀엽습니다.

 

일단 이 소설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청소년의 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비틀즈 음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군 방송을 듣는 주인공은 참 특이한 아이입니다. 요즘 우리의 아이들도 그렇고 외국의 음악을 즐기기 보다는 보통 자국의 음악을 즐기는 것이 보통이잖아요. 아무래도 그 편이 조금 더 접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고요. 하지만 주인공은 늘 비틀즈의 노래를 흥얼흥얼거립니다. 꽤나 귀여운 소년이죠. 그런데 마냥 순진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 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물론 그 또래의 아이가 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문제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자신의 신체의 변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가 될지도 모르죠. 음악을 좋아하고 성에 대해서 막 성장을 하기도 한 소년의 이야기는 참 순진하고 신기합니다.

 

그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착하게 쓰였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보통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런 것보다 훨씬 가볍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조심스러운 느낌이 묻어납니다. 사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처럼 조심해야 하는 일도 없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잖아요. 약간 성급하다고 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옛날이라서 그런 것인지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모습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서로에 대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순박하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요즘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그런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까칠하게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우습고. 친구를 아끼니 말이죠.

 

일본 소설 특유의 성장 소설 느낌이 묻어나서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편안하기도 합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꾸며낸다거나 그런 느낌이 아니거든요. 그냥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성장을 하고 그 안에 어른들의 자리가 있는 느낌입니다. 조금씩 어른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말을 제대로 하지 않는 상처가 많은 여주인공의 마음도 천천히 치유가 되는 것도 보이고요.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하고 모든 아이들을 품으려고 하는 소년 역시 너무나도 예쁩니다. 물론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쓰였기에 조금 나쁜 어른들이 나온다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그런 어른들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나도 어릴 적에는 저런 생각을 가졌겠구나. 싶으면서도 뭔가 묘한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순진한. 그래서 세련되다고 하기 보다는 추억에 잠길 그런 소설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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