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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바보 1.2

권정선재 2013. 10. 16. 07:00

[행복한 책방] 바보 1.2

 

참 오래된 만화이기는 하지만 지금 읽더라도 뭔가 묘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가장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책에도 나오지만 참 신기합니다. 분명히 내가 어릴 적에는 바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같은 반에도 있고. 아무튼 바보들이 있었어요. 길거리에 그냥 돌아다니는 애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바보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모든 바보들이 갑자기 모두 다 똑똑해진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 그렇다면 그 수많은 바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 이상한 바보들이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그리고 그 바보들이 왜 세상에서 밀려난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을 하면 그 바보들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 바보들은 순진하고 순수한 사람들일 뿐이죠.

 


바보 2

저자
강풀 지음
출판사
문학세계사 | 2005-08-08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순정만화 시즌 2'로 불리는 강풀의 장편 서정극화.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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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영한 [굿 닥터]에서처럼 [바보] 역시 가장 순진하게 순수하게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승룡은 어릴 적 연탄 가스를 마셔서 바보가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바보가 된 이후에도 어린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그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도 그는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보다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늘 우선으로 생각을 합니다. 동생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튼 그런 내색을 하지도 않고 가만히 동생만 지킵니다. 어릴 적 엄마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그녀가 자신의 동생이라는 완벽한 이해가 있어서죠. 그리고 이렇게 순진한 마음에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그를 아름답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죠. 바보이기는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오빠니 말이죠.

 

[바보]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보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작은 별처럼 반짝일 수 있다는 거죠. 승룡의 친구 상수는 깡패이지만 승룡으로 인해서 그나마의 선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승룡을 짝사랑하는 술집 여자의 경우에는 어릴 적 승룡이 주워놓았던 구두를 뒤늦게 다시 받게 되면서 자신이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꺠닫습니다. 그녀도 마음껏 꿈을 꿔도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거죠. 너무나도 당연한. 하지만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전혀 믿지 못했기에 머뭇거린 거죠. 그리고 미국에서 제대로 성공을 하지 못하고 돌아온 여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린 승룡그리고 그녀에 대한 믿음을 계속 가지고 있는 이에 대한 감사로 인해서라도 그녀는 다시 자신에 대해서 믿고 피아노 앞에 앉죠.

 

워낙 그림보다는 스토리로 유명한 강풀의 만화이니 만큼 이야기는 탄탄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림체 역시 다른 만화들에 비해서 세련되지는 않지만 매력적이죠. 정말로 정겹고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 수 있는 그런 투박한 느낌. 그리고 그 안에 그 따뜻한 그림체로 인해서 더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느낌이 들고요. 억지로 꾸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좋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결국에는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것도 좋고요. 물론 그 결말이 조금 묵직하기도 하고. 조금 아프기도 하지만 그 나름도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잖아요. 모든 사람이 마냥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조금 묵직하고. 조금 아픈. 그래서 아름다운 만화 [바보]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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