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그저 흔한 로맨스 소설인 줄 알고 봤는데 이 소설 그저 흔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말 그대로 힐링을 시켜주는 이야기입니다. 모은 것이 지루한 한 남자가 우연히 한 가정부를 만나서 서서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러한 구성은 로맨스 소설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라서 꽤나 기대를 하면서 봤습니다. 여주인공이 그다지 매력적이기만 한 느낌은 아니라고 해도 그다지 상관은 없었거든요. 무조건 외모만 따지는 것처럼 유치한 것도 또 없고요. 적당히 외모는 아름답지 않을지라도 그 안에 담겨 있는 가치라거나 상대를 바라는 마음 같은 것이 소중하다면 그걸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해질 테니까 말이죠.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는 바로 이러한 부분입니다. 그다지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그래서 더 순수한 이야기거든요.
이 소설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가정부가 그다지 많은 교육을 받지 않은 선한 사람이라는 점 덕분일 겁니다. 사실 그녀의 객관적인 상황은 너무 아픕니다. 분명히 학대를 받고 자랐고 아이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사랑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그러한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녀는 새로운 호의를 베푸는 또 다른 주인이자 주인공에게 다소 당황합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세상에서 그가 그녀에게 보이는 호의는 그다지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저 주종관계로만 묶여있던 그녀에게 세상은 다시 한 번 다른 눈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저 누군가를 위해서만의 삶이 아니라 그녀의 삶을 찾을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누구보다 그녀 스스로가 중요하단 것 역시 이야기를 해줍니다. 결국 세상의 중심이 그녀라는 거죠.
그리고 동시에 가정부가 내뱉는 말이 순수하기에 웃기다는 것 역시 이 소설의 매력을 더합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우리들이 잊고 사는 것들이거든요. 결국에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었는데 사실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죠. 늘 겉으로 보이는 것만 더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정말로 소중한 것에 대한 가치 같은 것은 무지하게만 바라보니까요. 그렇기에 독특하고 특이합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된다는 것 역시 고루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를 하게 되는 순간이 오거든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 그렇기에 두 사람은 오히려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로에 대한 궁금함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 크게 합니다.
마지막까지 다다를수록 평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만히 놓여있습니다. 사실 재미를 찾기 위한 독자라면 이 책이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다지 재미있는 책이라고는 하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과정. 그리고 가정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엄마를 용서하는 것. 그 모든 과정이 그저 당연하게 흐르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거든요. 누군가의 눈으로 볼 때는 절대로 당연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저 살아가는. 그리고 그 안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니고 결국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남이 보기에 내 삶이 그다지 빛이 나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결국 내가 내 삶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걸로 그만이라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이지만 우리가 평소에는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들이기에 더욱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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