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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펭귄 하이웨이

권정선재 2013. 11. 1. 07:00

[행복한 책방] 펭귄 하이웨이

 

어느 날 갑자기 펭귄이 생겨난다면? 기괴하면서도 발랄한 상상이 [펭귄 하이웨이] 안에서 펼쳐집니다. [펭귄 하이웨이]는 뭔가 진지하거나 그런 책은 아니에요. 어린 아이들이 우연히 펭귄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사건을 목격하고 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그 만큼 명랑하고 즐거운 느낌의 소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볍다거나 그러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에요. 나름 성장 소설과 추리 소설의 틀을 모두 가지고 있거든요. 일종의 헤프닝인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운 방법을 찾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안에 담겨 있는 매혹적인 부분들도 분명히 있고 말이죠. 우리가 늘 익숙하게 걷는 거리가 동시에 낯설어지고 거기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존재들이 생긴다면? 사실 그 누구라도 기이하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죠.

 


펭귄 하이웨이

저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출판사
작가정신 | 2011-08-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펭귄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소년, 연구에 착수하다!밤은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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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적으로 [펭귄 하이웨이]는 미워하기가 어려운데 바로 펭귄이라는 존재 때문입니다. 세상에 펭귄을 보면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종종 걸음으로 얼음 위를 걸어다니는 그 귀여운 생명체를 보면 누구나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으니 마이죠. 그 어떤 동물보다도 귀엽고 아름다운 동물이 바로 펭귄일 겁니다. 그 동글동글하고 작은 생명체들이 우리 동네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무언가 신기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당연히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이 분명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펭귄들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날 도로 한 복판에 펭귄들로 가득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죠. 전혀 서두르지도 않고 꽤나 느긋한 그런 느낌. 나른하고 종종 걷는 귀여운 생명체들이 소설 안에 가득하고 그것은 읽는 독자의 머릿속에도 가득하게 되니 말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파헤치는 존재가 성인이 아니라 초등학생이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볼 때만 보이는 그 무언가가 있잖아요. 어른의 눈으로 볼 적에는 그다지 신기하지 않아. 라고 생각을 하지만 반대로 아이의 눈으로 본다면 그 무엇보다도 신기하게 느껴지는 그러한 것들 말이죠. 그리고 아이들이기에 펭귄이 나타난다는 것에 대해서 절실하게 문제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사실 어른들은 우리들이 사는 동네에 어느 순간 펭귄이 나타나더라도 처음에는 정말? 이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이내 별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의 눈으로 사건을 바라볼 적에는 그저 사건 그 자체를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게 된다면 거기에 모두의 입장 같은 것이 얽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정작 펭귄이 나타나는 사건이 중심이 아니게 되고 이것저것 더 중요한 것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귀여운 점은 초등학생이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마음과 더불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거죠.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아직 어린 마음이라고 해서 어른의 사랑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거야.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사실 어른이 가지고 있는 마음보다 더 순수하고 절실한 것이 바로 아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아이는 누군가를 좋아할 적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우리 어른들의 경우에 이미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 뒤에 것들이 보이잖아요. 반면 아이들의 경우에는 조금 더 순수하게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있게 되죠. 우리 마을에 펭귄이 생긴다면? 유쾌한 소동을 아이의 눈으로 보는 [펭귄 하이웨이]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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