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선천적 얼간이들 2
도대체 어떻게 이런 만화를 그릴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낄낄거리다가 이게 실제라는 사실에 다시 당황하게 됩니다. 네이버 인기 웹툰 [선천적 얼간이들]은 사실입니다. 부산에서 미대를 다닌 작가의 온갖 얼간이 같은 행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그 안에는 무언가를 꾸며내야 한다. 뭐 그런 생각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진짜로 자기들이 했던 일. 그리고 그것이 즐거웠기에 가능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거죠. 친구들과 같이 하기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던 그 모든 것까지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천적 얼간이들 2]는 더욱 매력적입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제목처럼 그들이 하는 행동 자체가 얼간이짓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지만 말이죠.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이것이 포인트라는 거죠.
도대체 어떻게 저럴 수 있는 거지? 싶다가도 은근히 부러워지는 것이 이 만화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화 속 인물들은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하더라도 친구들이 같이 있기에 그것이 그다지 이상한 짓이 아닌 것처럼 보여지거든요. 사실 누군가 하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미친 짓일지도 모르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한다는 것은 그것이 새로운 행동이고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뭐 이러거나 저러거나 그냥 미친 녀석들의 유쾌한 이야기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억지로 멋지려는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 이 순간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있는 그대로 행동하는. 그리고 그 안에서 실수도 하고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도 하는 그런 이들의 이야기이니 말이죠.
오직 청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그것이 얼마나 기이한 것이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건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20대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잖아요. 물론 나중에 집에 가서 생각을 하기에는 내가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지?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중에 생각을 해보게 되면 그래도 내가 그 시절 그런 일들을 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잖아요. 한 살, 한 살 어른이 되면서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 합리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더 나은 어른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더 나은 어른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더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증거도 아니니 그 시절의 유쾌하고 말도 안 되는 장난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참 묘한 생각이 듭니다.
마냥 낄낄거리면서 이 사람들 미친 거 아니야? 라고 하면서 같이 즐거워할 수 있는 만화라는 점이 [선천적 얼간이들 2]의 최고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에 낄낄거리면서 읽으면 모든 책장이 금방 넘어가게 되지만 정말로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같아서 더 즐거운 무언가를 선사하니 말이죠.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지인들의 이야기 같아서 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녀석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들과 같이 거기에 어울려서 그런 짓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니 말이죠. 게다가 연재 분과 다른 추가 만화 역시 독자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이 정도라면 돈 주고 사더라도 전혀 아까운 느낌이 아니거든요. 보면서도 즐겁고 소장하면 더 즐거운 만화 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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