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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노란 코끼리

권정선재 2013. 12. 10. 19:00

[행복한 책방] 노란 코끼리

 

무카이 오사무가 주연으로 나왔던 동명의 영화 [노란 코끼리]를 본 느낌은 이 영화가 도대체 뭐지? 라는 거였습니다. 그 동안 조금은 말랑말랑한 느낌의 배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가 평범한 부부로 나온다는 영화 역시 조금은 말랑한 느낌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다가올 그런 영화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꽤나 무거운 영화였습니다. 부부가 서로에 대해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평범하고 아름다운 부부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서로가 서로를 믿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런 부부였던 거죠. 겉으로는 화목하지만 속으로는 계속 누군가에게 아픔을 느끼고 배우자를 믿지 못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는 그런 이들의 이야기인 만큼 그저 평온하게 흘러가면서도 조금은 불편한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노란코끼리

저자
니시 가나코 지음
출판사
황매(도) | 2008-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윤성원 역 반양장본 | 508쪽 | 198*137mm | 새책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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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작 [노란 코끼리]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로 평범하지만 비밀이 많은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사랑을 원하는 아내의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내의 경우 어릴 적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기에 그것이 일종의 트라우마와 비슷하게 사람들과의 사이를 막아버리는 무언가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아무튼 늘 곁에 있는 부부인 데다가 다른 사람들이 좋게 볼 정도로 다정하기는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남편은 늘 아내를 배려하기만 하고 아내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죠. 사실 부부 싸움을 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피하는 것이 모두 좋기만 한 것은 아니잖아요. 때로는 자기 마음에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야 그 문제가 사라지기도 할 텐데 말이죠.

 

모든 사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내와 속마음을 꽁꽁 숨기고만 있는 남편의 이야기는 잔잔하기는 하지만 많이 답답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등장을 하지는 않지만 시골 마을이 배경인 만큼 소소한 행복 같은 것이 소설 곳곳에 묻어나거든요. 사실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정하게 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밭에서 딴 토마토를 주기도 하고 치즈를 건네받기도 하고. 들개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는 그런 삶들은 그냥 그 자체가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모두 꿈을 꾸는 그런 아름다운 무언가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느낌만을 주는 것은 아닌 것은 이 안에도 불안한 무언가가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간중간 노란 코끼리가 나오는 동화와도 같은 부분까지 나오는데 그래서 더 소중하고 예쁘게 그리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잔잔하고 우울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를 기울이면 된다는 것이 아닐까 싶거든요.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으려고 할 때. 그리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다 할 때, 그 순간에 정말로 부부가 서로를 위로하고 진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부부라는 것은 상대방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걱정을 하기 보다는 내 속마음에 있는 것을 고스란히 먼저 다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들이니 말이죠. 서로에 대해서 진실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소소하고 아픈 이야기. 보고 나면 아, 하는 마음이 드는 [노란 코끼리]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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