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4
“남으로 내려가란 말입니까?”
“그렇디.”
헌주는 가만히 무혁을 응시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이 상황에서 할 말은 더 이상 없을 거였다.
“김태원 동지가 남조선으로 가서 운명을 달리 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지금 망설이는 거라면. 내가 그에 대해서는.”
“아닙니다.”
헌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미 대장 동지의 부대 안으로 들어온 이상 죽음에 대해서 두려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미 그것도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남조선 그 불쌍한 인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디.”
무혁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쉽디는 않을 기야.”
“지금 저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그들이 강하다는 의미디.”
“저희가 더 강합니다.”
“그리 쉽게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무혁의 경고에 헌주는 미간을 모았다.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생각을 하고 있기에 불쾌한 일이었다.
“그래도 제대로 해낼 수 있습니다. 고작 연어 세 마리 아닙니까? 그들을 못 잡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저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모두 내려가라.”
“그게 무슨?”
헌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모두가 다 내려가고 나면 도대체 대장 동지는 누가 지킬 수 잇다는 말입니까? 말도 안 되는 겁니다.”
“내가 지금 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말이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럼 불복이가?”
헌주는 고개를 숙였다. 무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점점 더 고집이 세지고 자신만의 것을 옳다고 밀어붙이는 중이였다.
“더 이상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알고 있습니다.”
“만일 그랬다가는 나만 죽는 것이 아니야.”
헌주는 더욱 깊이 고개를 숙였다.
“저쪽에서 전면전으로 나오는데 나를 빼고 가겠다니. 아무리 조장의 말씀이라고 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뭐, 용납?”
류환은 싸늘한 미소로 해진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지금 내가 누구로 보이는 거지?”
“네?”
“너는 내가 우습나?”
“그런 게 아니라.”
해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 절대로 류환을 무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제가 도움이 될 거라는 거. 그 누구보다도 저를 키운 조장이 잘 알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아니에요?”
“그게 뭐?”
“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너의 뒤를 봐줘야 하는 거지? 나도 꽤나 귀찮고. 아무튼 뭐 그런데 말이야.”
“조장.”
“됐어.”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미 너를 빼고 가기로 결정을 했다. 설마 이제 내가 하는 말은 무시하겠다. 뭐 그런 의미는 아닌 거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일에 있어서는 무조건 조장이 하시는 말씀을 따르기도 어렵습니다. 말도 안 된다는 거. 저보다도 조장이 더 잘 알고 계시잖아요. 잘못하다가는 조장이 다치실 겁니다.”
“그러니 그러는 거다.”
“조장.”
“너도 알잖아.”
해진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류환을 지키고 싶었다.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류환이 다치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 전부였다.
“조장이 좋습니다.”
갑작스러운 해진의 고백에 류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지?”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
해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정말로 제가 지금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되물으시는 겁니까? 조장이 좋습니다. 조장 동지가 좋습니다.”
해진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제가 조장에 대해서 도대체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지. 그 누구보다도 조장이 가장 잘 알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모르는 척. 그게 아닌 척. 그러지 않은 척. 그런 게 조장이 아니십니까?”
“그만.”
류환은 손을 들고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조장.”
“그건 잘못이야.”
“네?”
“그런 마음은 잘못이란 말이다.”
“조장.”
해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 모습에 류환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에 대해서 말을 할 것이 없었다.
“리해진 너는 우리 두 사람이 모두 남자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인가? 남자 둘이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성별이 무슨 문제입니까?”
“뭐라고?”
“둘 다 남자에요. 그래요. 맞습니다. 조장 우리 두 사람 다 남자라고요. 그런데 그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되는 겁니까? 고작 남자이고. 고작 여자이고. 그런 문제입니다. 다른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이게 무슨 심각한 문제라도 되는 겁니까?”
“그래.”
“도대체 무슨 문제요?”
해진은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류환을 응시했다.
“이럴 줄 몰랐어.”
“뭐라고?”
“원류환. 원류환 네가 이렇게 겁쟁이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네가 이러헥 겁쟁이일 거라고 생각을 했더라면 애초에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을 거야. 당신을 마음에 담지 않았을 거야.”
“리해진.”
“다를 줄 알았다고.”
해진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고개를 숙였다.
“당신은 다를 줄 알았어.”
“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당신은 남자이고 여자이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어. 그냥 지금 이 순간. 우리 두 사람에게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그런데 아니었어. 결국 원류환. 너도 똑같았던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자시이 아니라 주변에 더 시선을 주는 그런 거 말이야. 나는 나 혼자서만의 생각이 안리 거라고 그렇게 다짐을 하고 위안을 삼고 그랬는데. 걸국 또 나 혼자만 그런 거였어. 다른 사람이 아니라. 결국 나 혼자만 그런 거였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됐습니다.”
해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국에 가겠습니다.”
그리고 류환의 대답을 듣지 않고 집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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