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5
“괜찮냐?”
“뭐?”
류환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해랑이 건네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모퉁이서 나온 해랑은 고개를 저었다.
“알고 있지 않았디?”
“어?”
“다 알고 있었잖아.”
“그건.”
해랑의 물음에 류환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해랑의 말처럼 다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러한 식은 아니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냥 피하기만 할 기야? 더 피한다고 해서 그것을 피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 말이야. 피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거 더 잘 알고 있디 않디? 그런데 도대체 언제까지 모른 척 그렇게 피하고, 또 그럴 거야?”
“나를 선택해서는 안 되니까.”
“뭐라고?”
“저 녀석에게는 내가 끝이면 안 되니까.”
류환의 말에 해랑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리해랑 너도 알고 있잖아.”
“원류환.”
“나는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이미 이 나라 것들에게도 적으로만 간주가 되고 있지. 나를 구해줄 수 있다고? 도와줄 수 있다고? 그런 거 전부 다 말이 안 된다는 거. 리해랑.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결국 살아남더라도 남조선의 개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거.”
“그래도 살아야지.”
해랑은 류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낫잖아.”
“때로는 죽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어.”
“원류환.”
“나도 살고 싶다.”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내가 살게 되면 누군가가 다치게 될 거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말도 안 되는 희망을 주어ㅑ만 할 수도 있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 녀석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 녀석이 도대체 왜 나로 인해서 버겁고 그래야 하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
“애초에 네가 살린 목숨이야.”
“그게 끝이었으면 했어.”
“원류환.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적어도 네가 살린 사람이라면 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맞는 거잖아. 리해진이 너를 따라서 남으로 내려왔다는 것 너도 알고 있잖아. 아니야?”
“알고 있지.”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미안한 거야.”
“도대체 뭐가 미안한 건데?”
“적어도 북에 있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무력한 사람이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뭐 이런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자신이 동경하던 사람이 약하고 또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얼마나 실망할까. 그런 생각도 들고 말이야.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진실이 너무나도 두려우니까. 그래서 이 자리에서 그냥 머물기를. 그냥 이대로 있기를 바라니까.”
“미친 소리.”
해랑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리해진이 지금 너처럼 그렇게 유약한 사람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기가? 절대로 아니야. 절대로 그렇지 않을 거라고.”
“알아.”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두려운 거다.”
“뭐가 그리 두려워?”
“이제 더 이상 리해진이 사랑해주지 않을까?”
“원류환.”
“그냥 이대로 끝일까.”
“그 녀석들의 움직임이 그리 쉽게 포착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서 팀장님을 필두로 한 그들과.”
“미쳤어?”
국정원장의 핀잔에 부하 직원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국정원장은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가 도대체 왜 그 종북 쓰레기들하고 손을 잡아야 하는 거지?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원장님.”
“일단 그것들을 모조리 쓸어야 한다. 모조리.”
“죄송합니다.”
“네가 왜 죄송해?”
수혁은 주위를 둘러보며 담배를 멀리 뿜었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부하 직원의 어깨를 두드렸다.
“네가 미안할 것이 뭐가 있어?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서 이미 최선을 다 했을 텐데 말이야.”
“저희가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서 위에서 시키는 말을 그냥 듣고 있기는 하지만 전부 다 서 팀장님이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믿고 있습니다.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단 말입니다.”
“그래서?”
“네?”
“그건 중요하지 않아.”
“서 팀장님.”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수혁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야 이미 미움을 받는 사람이니까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너희들은 아니야. 너희는 그런 취급을 받으면 안 되는 녀석들이란 말이야. 나야 이미 저 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제대로 찍히기는 했지만 너희는 나처럼 되면 안 되는 거다. 너희를 지켜야지.”
“그럴 수 없습니다.”
“미친.”
수혁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위에서 또 다른 이들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뭐라고?”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젠장.”
수혁은 낮은 욕설을 뱉어냈다.
“또 다른 녀석들?”
“듣고 있었냐?”
“뭐.”
수혁은 해진에게 담배를 권했지만 해진은 그저 뜨악한 표정을 지을 뿐 그것을 받지 않았다. 수혁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손을 치웠다.
“안 피냐?”
“미친.”
“아무튼 조심해야 할 거다.”
“이미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야. 우리가 조심한다고 해서 이것들을 피할 수 있는 사황이 아니라는 거 정도는 당신이 더 잘 알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미 모든 것은 다 끝이 난 상황 아니야?”
“그래도.”
“됐어.”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나저나 정말 원류환 말을 듣지 않을 거냐?”
“내가 여기에서 떠나면 조장이 위험해질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조장이 아프게 둘 수가 없는데. 안 그래?”
“그렇지만.”
“내가 지킬 거야. 조장은.”
해진의 얼굴을 멍하니 보던 수혁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가볍게 해진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
“네가 생각을 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일들이 생길 거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6 (0) | 2013.11.11 |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6 (0) | 2013.11.10 |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4 (0) | 2013.11.08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5 (0) | 2013.11.08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4 (0) | 2013.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