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9
“영화 할 거야?”
“해야죠.”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눈을 반짝이는 현우를 보며 수현은 눈을 감았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말릴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가 말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너 아직 자숙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일 그런 거 기간 없어요. 계속 자숙만 하고 있다가 그대로 끝이 나버리는 수도 생길 거라고요.”
“그렇겠지.”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는 마냥 까칠하게만 행동을 하던 그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자 현우는 혀를 날름 내밀었다. 그리고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수현에게 다가갔다.
“왜 그래요?”
“뭐가?”
“다르잖아요.”
“뭐가?”
“아니.”
수현이 다시 까칠하게 반문하자 현우는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뭐라고 딱 꼬집어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다.
“나도 나름 잘 하고 싶은 것도 있고 그런데. 지금 내가 그냥 학생으로 그냥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왜?”
“네?”
“왜 안 되는 건데?”
“그게.”
“너 학생으로 그냥 살아도 되는 거야. 그런 거라고. 그런데 너는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저씨.”
“너 말이야. 네가 조금 더 학생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거야? 반드시 다른 사람들이 해야 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네가 정말로 그 일이 하고 싶다면. 그럴 때만 그 일을 하면 되는 거야. 그런데 너는 지금 정말로 그 일이 하고 싶어?”
“네.”
“왜?”
“네?”
“왜 그 일이 하고 싶은 거냐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 그 일을 해야 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서 너는 지금 지금 그 일이 하고 싶은 것 아니야. 정말로 그 일이 하고 싶은 거 맞아?”
“네.”
현우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는 머리가 나빠요. 그래서 공부는 못한다고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다들 나보고 신동이라는 소리를 해요. 다들 나보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요. 내가 누군가에게서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거.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아요? 그거 정말로 기분 좋은 그런 일이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수현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네가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잖아. 그저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 일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것이 전부잖아. 그런 일을 가지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하는 거 아니야.”
“그럼요?”
현우는 아랫입술을 물고 고개를 숙였다.
“아저씨는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시나요?”
“뭐라고?”
“아저씨는 다른 사람들 눈을 신경 안 써요?”
“그건 아니지만.”
“나는 아직 애에요.”
“알고 있어. 그러니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아직 네가 애니까. 아직 너는 어리니까.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그 누구도 너를 탓하지 않아. 그럴 수 없는 거라고. 그건 네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거야. 네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라고.”
“아니요.”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조금 슬픈 눈으로 수현을 바라보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저씨.”
“왜?”
“내가 아저씨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거죠?”
수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거예요.”
“이, 이현우.”
“그래요.”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거라고요. 게다가 나 같은 아이가 그러면 더더욱 안 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니까 말이에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단 이야기는 더 말도 안 되는 거라고요. 그리고 그것이 남자라면.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아이에요. 나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그런 나에게 유일한 것이 바로 연기에요. 내가 내가 아니어도 되는 거. 내가 내가 아니라도. 솔직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다 나를 보고 잘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것이 바로 연기라고요. 그런 것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요. 그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고요. 아저씨는 이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아마 모르실 거예요.”
“나도 알아.”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현우를 안았다. 그리고 가만히 토닥였다.
'☆ 소설 창고 > 수현우 팬픽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67 (0) | 2013.11.15 |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10 (0) | 2013.11.15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8 (0) | 2013.11.13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7 (0) | 2013.11.12 |
[수현우 팬픽] 현우 짱짱맨 6 (0) | 2013.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