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1
“수류탄?”
“그래.”
수혁은 미간을 모았다.
“그건 왜 구해달라고 하는 거지?”
“서수혁. 너도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것을 나에게 묻는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는 모르겠군.”
“미친.”
수혁은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하는 건데? 어차피 우리가 다 같이 덤비면 여유가 있는 거 아니야?”
“아니.”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들은 철저하게 무장을 한 상태다. 그리고 그 녀석들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건 녀석들이야. 우리 5446부대원들은 모든 임무를 마치면 다시 조국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 녀석들은 아니다. 그 녀석들은 애초에 조국에 돌아갈 생각 같은 것은 안 하고 있어.”
“그게 무슨.”
“그런 녀석들이야.”
류환의 차가운 말에 수혁은 미간을 모았다. 조국에 돌아갈 마음도 먹지 않은 녀석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러니까.”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결국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걸고 있는 모양이었다. 류환은 고개를 푹 숙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가 없다.”
“젠장.”
“그리고 국정원에게 말을 해.”
“무슨?”
“나서라고.”
“뭐라고?”
수혁이 가만히 류화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인가?”
“우리들로만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누군가가 나서야 하는 거고. 우리는 그들의 도움이 필요해.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사실이지.”
“그래서 뭘 바라는 건가?”
“나는 리해진이 살기를 바란다.”
“그거야.”
“아니.”
수혁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방식으로 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야. 이 나라 밑에서 살아가라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왜 불가능하다는 거지?”
“뻔하잖아.”
“뭐라고?”
“이 나라는 아마 리해진을 나처럼 활용하기를 바랄 거다. 그 어린 녀석을 병기로 사용하고 싶을 테지.”
수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네 탓을 하는 것이 아니야.”
“원류환.”
“그냥 그게 사실이라는 거다 .남과 북. 우리 두 사람의 위치가 그렇기에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나 혼자만이 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네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 애초에 두 나라가 서로의 목에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우스웠던 거야. 그럴 수가 없었는데 말이야.”
“왜 그렇게 미리 포기를 하는 거야? 그래도.”
“아니.”
류환은 다시 한 번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서수혁. 부탁한다.”
“나도 쉽지 않아.”
“하지만 너라면 가능할 거다.”
“하. 미치겠네.”
수혁은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조장.”
“응?”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류환은 해진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 일도 없다.”
“하지만.”
“리해진. 우리가 지금 아무 일도 없다고 해서 그냥 덤덤하게 모든 것을 다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 우리는 지금 새로운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겁을 내고 두려워야만 하는 상황이다. 누군가가 분명히 우리를 죽이려고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란 말이다.”
“네.”
해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류환의 말이 맞았다.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우리는 마음을 쉽게 먹어서는 안 되는 거다. 너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조장.”
“응?”
“말씀을 해주실 거죠.”
해진의 말이 류환의 등에 박혔다.
“언젠가 분명히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순간에는 그냥 모른 척을 하지 않고 저에게 말씀을 해주실 거죠?”
“리해진.”
“부탁입니다.”
해진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따.
“제가 조장에게 그렇게 믿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늘 조장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에게 꼭 말을 해주세요. 그냥 조장 혼자서 모든 것을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 말고. 그렇게 해주세요.”
류환은 몸을 돌려서 해진의 얼굴을 바라봤다. 여전히 조그마하고 작은 아이는 다부지게 변하고 있었다.
“내가 너에게 무언가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네가 더 아파보이고 가련해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야.”
“조장. 그렇게 저를 보지 마세요. 저는 조장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컸습니다. 조장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컸다고요. 그런데 조장이 그냥 모른 척 하면서 혼자서 다 하려고 하시면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그래.”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해진의 머리를 헝클었다.
“리해진. 나는 네가 마냥 어린 아이일 거라고만 생각을 했어.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어린 아이가 아니구나.”
“저는 늘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조장. 조장이 뭐라고 말씀을 하시건. 저는 이미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요.”
“그래.”
류환은 잠시 망설이다가 해진을 품에 안았다.
“조장.”
해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 무슨?”
“가만히.”
류환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우리 잠시만 가만히 있자.”
“조장.”
“그냥 이렇게 있자.”
해진도 그런 류환의 품에 기댔다. 뜨거운 류환의 품에서 류환의 냄새가 났다. 그리고 류환의 심장 뛰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류환은 그렇게 가만히 해진의 등을 토닥였다. 뭐든 다 할 수 있는 그런 것처럼. 가만히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 서로의 온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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