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2

권정선재 2013. 11. 24.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2

멍청한.”

헌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쉽게 그 녀석들에게 잡힌다는 것이 지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우리는 지금 훈련을 했는데.”

무슨.”

동원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남조선에 우리는 뭐 놀러 온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요? 우리도 다 훈련을 받고 이 나라에 왔소.”

그게 아니라.”

그리 쉽지 않단 말이야.”

계상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헌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는 테이블을 소리나게 내리쳤다. 동원은 미간을 모았다.

그런다고 그게 박살이 날 것 같은가?”

그만 건드리지?”

그래.”

동원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녀석들도 이제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는 거고. 그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거지.”

그게 무슨 말이지?”

녀석들이 움직이게 되면 우리는 정확히 녀석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되는 거니까.”

그게 그리 쉬울까?”

그럴 겁니다.”

헌주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에게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전. 남조선에 처음 온 헌주의 모습이 아니었다.

젠장.”

긴장이 되는 겁니까?”

무슨.”

아니라는 겁니까?”

헌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긴장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이 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도대체 그 간나 새끼들은 뭐 하는 것들이란 말이오? 도대체 어떻게 그리 강할 수가 있느냐는 말이야.”

그러니 지금 조국의 가장 위대한 전사라고 불리는 동무도 그 간나들이 두렵다는 말을 하시는 거요?”

무슨 뜻이요?”

더는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는 거요.”

동원의 단호한 어조에 그는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헌주로도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미 그들은 모든 것을 다 걸고 있으니 말이오. 그 녀석들은 이미 살고 싶은 생각이 없을 거요.”

그게 무슨?”

그 녀석들은 어느 한 녀석이라도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그 녀석들은 마치 서로를 가족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들이 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칠 겁니다. 김태원 동무는 그래서 그 간나 새끼들에게 죽임을 당한 거지요.”

김태원 대좌 동지.”

그러니 조심하시오.”

동원은 하얀 이를 드러냈다.

그들은 괴물이오.”

 


조장.”

?”

하루하루가 정말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 모든 것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서요.”

괜찮아.”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분홍색 혀로 소프트콘을 할짝였다.

마치 가짜 같습니다.”

뭐가?”

그 모든 상황이요. 정말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건가? 그런 것에 대해서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냥 이렇게. 우리들이 남조선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럴 수도 있지.”

?”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류환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리해진.”

. 조장.”

다시 이해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

해진이 놀라서 류환을 바라봤다. 류환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그냥 그 모든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뭐 그보다 더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 늙은 에미나이 말입니까?”

그래.”

류환은 잠시 이싸가 해진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조장.”

말 하는 거 보게.”

?”

내 어머니다.”

조장.”

그 분은 남조선에 와서 나의 어머니가 되어주신 분이라고. 그런 녀석에게 늙은 에미나이라는 말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냐? 하여간 리해진. 너는 예쁘게 보려다가도 늘 이렇게 굴더라. 마음에 안 드는 꼬맹이.”

조장. 그러지 마십시오.”

?”

아니.”

서운하냐?”

?”

해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진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 조장.”

?”

아니.”

일어날까?”

아니요.”

다급히 외치는 해진을 보며 류환은 웃음을 참았다. 류환은 가만히 해진의 허벅지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다.

리해진.”

. 조장.”

이 모든 것이 다 가짜였으면 좋겠다.”

?”

남조선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것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었을 거야. 하지만 이곳에서 살게 된 이상. 그 무엇보다도 이곳의 삶이 간저해지고 말았어.”

그래서 싫으십니까?”

.”

조장.”

너무 아프다.”

류환은 손을 눈에 얹고 낮게 중얼거렸다.

그랬다면 다 괜찮을 텐데.”

뭐가 말입니까?”

너 그리고 나.”

조장.”

그리고 이 감정.”

?”

리해진. 미안하다.”

류환은 손을 내밀어서 그대로 해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그리고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입맞춤은 그리 짧지 않게.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더욱 간절하게, 더욱 소중하게.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두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