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72
“멍청한.”
헌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쉽게 그 녀석들에게 잡힌다는 것이 지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우리는 지금 훈련을 했는데.”
“무슨.”
동원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남조선에 우리는 뭐 놀러 온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요? 우리도 다 훈련을 받고 이 나라에 왔소.”
“그게 아니라.”
“그리 쉽지 않단 말이야.”
계상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헌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는 테이블을 소리나게 내리쳤다. 동원은 미간을 모았다.
“그런다고 그게 박살이 날 것 같은가?”
“그만 건드리지?”
“그래.”
동원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녀석들도 이제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는 거고. 그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거지.”
“그게 무슨 말이지?”
“녀석들이 움직이게 되면 우리는 정확히 녀석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되는 거니까.”
“그게 그리 쉬울까?”
“그럴 겁니다.”
헌주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에게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전. 남조선에 처음 온 헌주의 모습이 아니었다.
“젠장.”
“긴장이 되는 겁니까?”
“무슨.”
“아니라는 겁니까?”
헌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긴장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이 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도대체 그 간나 새끼들은 뭐 하는 것들이란 말이오? 도대체 어떻게 그리 강할 수가 있느냐는 말이야.”
“그러니 지금 조국의 가장 위대한 전사라고 불리는 동무도 그 간나들이 두렵다는 말을 하시는 거요?”
“무슨 뜻이요?”
“더는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는 거요.”
동원의 단호한 어조에 그는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헌주로도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미 그들은 모든 것을 다 걸고 있으니 말이오. 그 녀석들은 이미 살고 싶은 생각이 없을 거요.”
“그게 무슨?”
“그 녀석들은 어느 한 녀석이라도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그 녀석들은 마치 서로를 가족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들이 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칠 겁니다. 김태원 동무는 그래서 그 간나 새끼들에게 죽임을 당한 거지요.”
“김태원 대좌 동지.”
“그러니 조심하시오.”
동원은 하얀 이를 드러냈다.
“그들은 괴물이오.”
“조장.”
“응?”
“하루하루가 정말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 모든 것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서요.”
“괜찮아.”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분홍색 혀로 소프트콘을 할짝였다.
“마치 가짜 같습니다.”
“뭐가?”
“그 모든 상황이요. 정말로 그런 일들이 있었던 건가? 그런 것에 대해서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그냥 이렇게. 우리들이 남조선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럴 수도 있지.”
“네?”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류환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리해진.”
“네. 조장.”
“다시 이해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
해진이 놀라서 류환을 바라봤다. 류환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그냥 그 모든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뭐 그보다 더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 늙은 에미나이 말입니까?”
“그래.”
류환은 잠시 이싸가 해진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조장.”
“말 하는 거 보게.”
“네?”
“내 어머니다.”
“조장.”
“그 분은 남조선에 와서 나의 어머니가 되어주신 분이라고. 그런 녀석에게 늙은 에미나이라는 말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냐? 하여간 리해진. 너는 예쁘게 보려다가도 늘 이렇게 굴더라. 마음에 안 드는 꼬맹이.”
“조장. 그러지 마십시오.”
“왜?”
“아니.”
“서운하냐?”
“네?”
해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진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조, 조장.”
“왜?”
“아니.”
“일어날까?”
“아니요.”
다급히 외치는 해진을 보며 류환은 웃음을 참았다. 류환은 가만히 해진의 허벅지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다.
“리해진.”
“네. 조장.”
“이 모든 것이 다 가짜였으면 좋겠다.”
“네?”
“남조선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것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었을 거야. 하지만 이곳에서 살게 된 이상. 그 무엇보다도 이곳의 삶이 간저해지고 말았어.”
“그래서 싫으십니까?”
“응.”
“조장.”
“너무 아프다.”
류환은 손을 눈에 얹고 낮게 중얼거렸다.
“그랬다면 다 괜찮을 텐데.”
“뭐가 말입니까?”
“너 그리고 나.”
“조장.”
“그리고 이 감정.”
“네?”
“리해진. 미안하다.”
류환은 손을 내밀어서 그대로 해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그리고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입맞춤은 그리 짧지 않게.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더욱 간절하게, 더욱 소중하게.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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