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 겨울밤 붕어빵
[안녕?! 오케스트라]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참 이렇게 착한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같이 낄낄 거리면서 훌쩍일 수 있는 영화가 [안녕?! 오케스트라]입니다. 참 착하다. 싶은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아니, 실화라는 말이 무색한 그냥 다큐멘터리죠.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어느 한쪽만 한국인인 아이들은 사실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 아이들이 다른 색의 피부를 가졌다는 사실만 바라볼 뿐 실제로는 한국말을 잘 하고 어느 한쪽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보지 않는 거죠. 아무튼 서로 참 다른 아이들은 하나의 유대감을 가지고 자시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음악이라는 것으로 뭉칩니다. 단 한 번도 무언가의 악기를 다루지 못한 아이부터 바이올린을 할 수 있어요! 라고 자신있게 말을 하지만 사실은 낑낑이 전부인 가나인 엄마를 둔 소년. 비올라를 연주하고 싶지만 리더라는 자리에 어울리기에 바이올린을 맡게 되는 소녀.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이. 용재오닐에게 코끼리 반지를 선물하며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 줄 아는 꼬맹이. 모든 아이들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이들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아름답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라는 특성, 그리고 이미 짜여지지 않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는 그다지 매끄럽게만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영화가 방송국이라는 곳과 함께 만들어졌기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지금의 모습을 그리기 보다는 조금은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그림만을 뽑아놓은 느낌이 들거든요. 분명히 아이들이 단독 공연을 하는 것이 완성이 아닐 텐데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을 완성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죠. 물론 그것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은 분명히 맞을 겁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것을 이뤄낸 아이들이 이뤄낸 성과가 더 커다란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을 이루게 한 선생님들이 더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 모든 사람들이 도와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자신을 믿지 않았더라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았던 것일 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예쁜 이유는 모든 아이들의 미소가 아름답다는 것. 그리고 결국 자신들을 믿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시간 못 되는 시간 동안 아이들, 그리고 용재 오닐이 성장하는 모습은 짠하게만 느껴집니다.
[안녕?! 오케스트라]가 결국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다문화 아이들의 연주기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아이들의 연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아이들은 피부 색이 다르고 부모가 다르지만 그냥 아이들이었거든요. 그 수줍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모두 다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다만 굳이 아이들의 아픔을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하게 했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난히 선욱이라는 늘 모자를 쓰는 여자 아이가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그 아이가 엄마가 도망을 나왔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하면서 굳이 눈물 흘리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물론 이로 인해서 ‘용재 오닐’과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피부 색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른 아이들이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서 하나가 되어가는 가슴 뿌듯한 이야기. [안녕?! 오케스트라]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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