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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열한시, 100분이 참 긴 시간이구나.

권정선재 2013. 11. 29. 19:00

[맛있는 영화] 열한시, 100분이 참 긴 시간이구나.

 

Good 시간 영화 좋아하는 사람

Bad 한국형이라는 단어 싫은 사람

평점 - ★★★☆

 

영화를 보기 전까지 볼까 말까, 볼까 말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 [열한시]는 일단 봐도 괜찮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 뿐입니다. 도대체 이걸 뭐. 어떻게? 이런 느낌이 들거든요. ‘김옥빈이라는 여배우는 원래 그렇게 표정이 없는 여배우인 건지 아니면 역할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안녕하세요 하느님]이라고 예전에 KBS에서 했던 드라마가 제 기억의 전부인데 도대체 왜 그 모습 그대로인 거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뭐 그렇다고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섬세한 어떠한 묘사 같은 것을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아니거든요. 아무튼 [열한시]SF라는 말보다는 그냥 스릴러 영화입니다. 24시간 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게 된 후에 그것에 대해서 변하는 인물들의 감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건데 나름 시간의 패러독스를 최대한 피하려고 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물론 그래봤자. 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기는 하지만 말이죠. 중간중간 허술한 것들도 너무 많은 데다가 왜? 라는 물음도 계속 드는 영화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영화가 100분이라는 것. 그리고 참 슬픈 것은 100분이 길게 느껴진다는 것. 한국형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는 SF 스릴러는 어려운 것일까요?

    


열한시 (2013)

AM 11:00 
7.9
감독
김현석
출연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 이대연, 박철민
정보
스릴러 | 한국 | 99 분 | 2013-11-28
글쓴이 평점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은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모두 자신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특징이자 장점은 스릴러라는 겁니다. 스릴러와 추리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한쪽은 범인을 있는 그대로 다 그려놓는다는 점이고 다른 한쪽은 범인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뭐 사실 양쪽 모두 제대로 범인을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스릴러 쪽은 정확히 어떤 사건에 대해서 따라가고 그 안에서 나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같은 스릴감이 묘미일 텐데 이게 일단 이 영화에서는 그다지 선명하게 그려지는 느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뭐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지나칠 정도로 불쾌한 느낌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계속 뭐가 나타날 듯, 나타날 듯.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물론 이렇게 난감한 영화 역시 배우들이 완벽하다면 어느 정도 커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배우들로도 어려운 것은 바로 감독의 신파 본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가 조금이라도 스릴러로 넘어가려고 하는 순간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는 감독은 이야기를 다시 신파로 가지고 옵니다.

    

정재영이라는 배우는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인데 참 아쉬울 정도로 영화에서는 그의 이미지를 그저 소모하기만 합니다. 꽤나 악랄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 역할은 정재영이라서 완벽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가 맡았기에 이 역할이 가장 평범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뭐 그렇다고 해서 배우가 연기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니 더더욱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일단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불친절한 역할입니다. 나름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제대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인 선의 느낌도 아니니 말이죠. 영화를 크게 이끌어가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최다니엘이 맡은 역할하고 부딪치다 보니 거기까지 가기에 앞서 그가 맡은 캐릭터가 그다지 입체적으로 부각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아내를 살리기 위해서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그런 냉혈한 사람인데 또 막상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난감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정재영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이 역할은 더욱 완벽하게 느껴집니다. 조금은 산만하고 친절하지 않은 역할이지만 정재영은 자기 나름대로 이 역할을 완벽하게 정의하고 치열하게 싸워나갑니다.

    

 

 

최다니엘지완역을 맡았는데 그가 맡은 역할이 꽤나 붕 뜨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살려야 하는 건데 그 외에 딱히 이유가 없거든요. 미션을 수행하고자 하는 가장 커다란 두 축인 김옥빈정재영같은 경우에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다니엘의 경우에는 이것을 가지 명확하게 그려놓지 않습니다. 그냥 누군가를 위해서 머무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유일하게 정재영이 맡은 역할과 제대로 부딪칠 건덕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숭고해서? 라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 역할이 그다지 숭고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말이죠. 뭐 나름의 이야기 그려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배우가 연기를 못하기 보다는 감도이 거기까지 차마 신경을 쓰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옥빈하고 딱히 절절한 그런 사이도 아닙니다. 그런 사이는 이건주커플이 이미 맡아버렸거든요. 나름 감정의 폭발도 보여주면서 평소 최다니엘이라는 배우를 생각을 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역할과 다른 역할을 맡기는 했지만 그래도 분명히 아쉬운 느낌입니다. 조금만 더 캐릭터 설명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옥빈은 나름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지만 워낙 표정이 없어서 조금 난감한 느낌입니다. 김옥빈이라는 여배우를 보면 늘 가짜.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인형 같은 느낌입니다. 영화에서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에 나오기는 했지만 그거야 어느 정도 리얼리티인 프로그램이니 뒤로 밀어두고 [안녕하세요 하느님]을 떠올렸을 때 거기에서 그녀는 생각보다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반드시 그녀여야만 해! 라는 느낌이 안 묻어난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나 김옥빈이 맡은 역할이 극 중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에 들어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난감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절실한 느낌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절실함도 없고, 이 부분은 후에 설명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는 이를 지키겠다는 절박함도 묻어나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서 버둥거리고만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지만 거기서 끝. 아 그냥 괜찮네. 이 정도의 느낌입니다. 비중이 꽤나 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터뜨리지 않는 것 역시 그녀의 역할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것은 참 매력적인데 무언가를 바꿀 경우 시간의 패러독스에 빠지기에 위험한데 이것을 그저 스릴러로 몰고 가면서 나름 그것을 피한 느낌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그것들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을 하더라도 바꾸기 쉽지 않다는 거죠. 다소 답답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가 바뀌게 되면 다른 것들이 무조건 바뀔 수밖에 없는 시간 여행이라는 특성 상 100분의 영화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 분명하기에 이 정도로도 충분한 느낌입니다. 다만 그 스릴적인 묘미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흠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초반의 부분, 즉 러시아 기업과의 부분이 너무 깁니다. 그 부분은 다 덜어내도 될 텐데 말이죠. 게다가 뭐만 하면 신파로 흘러버립니다. 왜 그렇게 다들 감성적인 사람들인 건지. 나중에 죽기 직전에 패닉에 빠지는 이들의 모습은 현실적이지만 그 직전까지는 난감한 뿐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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