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타잔, 기대가 너무 컸나?
Good – 타잔 완전 사랑해요!
Bad – 100주년이라면 뭐 있지 않겠어?
평점 - ★★
탄생 100주년이라는 [타잔]의 새 영화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큰 기대를 했지만 사실 영화 자체는 그 기대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분명히 영상도 뛰어난 데다가 그래픽 역시 아주 훌륭하기는 하지만 영화 그 자체는 이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 아쉽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타잔]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이들에게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교육적인 느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만 했던 건지는 잘 모르곘군요. 마치 누군가가 해설을 해주는 것처럼 이야기를 진행을 하는 방식인데, 뭐 이게 [타잔]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차라리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었더라면 그 부분을 조금 더 제대로 살려서 이야기를 하건, 어른들을 위한 영화라면 그렇게 포커스를 맞추어야 할 텐데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수많은 단편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이야기가 지나치게 끊어지는 것 역시 아쉬운 느낌입니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타잔]과 [정글북]의 차이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를 보는 것도 그닥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간단히 이야기를 하자면 두 편은 작가가 다르고 [정글북]의 경우 늑대젖을 먹고 자란 아이의 이야기라면 [타잔]의 경우 고릴라에게서 키워진 아이라는 점에서 다르겠죠. 아무튼 90분이라는 시간 자체는 그다지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영화 한 편을 보기에는 괜찮은 시간이죠. 사실 애초에 이 시간 안에 그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타잔을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이 정도 영화라면 조금 더 시리즈로 만들어져서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것이 옳았을 테니 말이죠. 빠르고 짧게 돌아온 [타잔]은 분명히 그 자체의 매력이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을 하기 위해서 나오는 적 역시 명확히 그려지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그 모든 이야기를 한 자리에 몰아넣기 위해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차라리 이럴 바에야 처음부터 두 편으로 만든 다음에 각각의 적을 다르게 설정을 해서 관객들이 이 영화에 대해서 더 궁금하게 만들고 더 기다리게 만들었어야만 했습니다. 상징성과 자부심으로만 만들어진 타잔은 그 가치에 비해서 무족한 모습만을 선보입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지나치게 짧은 식으로 이어지다 보니 영화가 끝이 나는 시간이 되더라도 도대체 영화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보통 영화가 끝을 맺게 되면 그 끝을 맺는다는 분위기 같은 것이 묻어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분위기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만 혈쳐 놓습니다. 관객들이 이제는 이야기에서 빠져나올 시간 같은 것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느낌입니다. 물론 그 어떤 애니메이션보다도 사실적으로 그려진 영상 등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매력일 겁니다. [에픽]을 넘어설 정도로 선명한 그림과 살아있는 듯한 역동적인 무언가는 분명히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일 겁니다. 마치 영화 [킹콩]을 보는 것처럼 강인하고 강렬하게 느껴지는 고릴라들의 격투 장면 역시도 그러한 짜릿함을 느끼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고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것에 대한 쾌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정도로 이야기는 빠르게 다음 장, 더 많이, 더 빨리를 강요합니다. 관객들이 채 영화에 젖어들지 못하게 하는 거죠. 다행히 자막으로 봐서 아이들도 없이 편하게 보기는 했지만 어린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 자체에 대해서 지루하게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잔 100주년이라는 의미 이상을 찾기 어려웠던 [타잔]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악어와의 혈투?
둘 – 제인의 시댁?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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