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맛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래 끓은 스프

권정선재 2014. 1. 8. 07:00

[맛있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래 끓은 스프

 

Good 나를 찾고 싶은 사람

Bad 상상이 현실이 되길 바란 사람

평점 -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이하 월터의 상상’)는 실제로 폐간이 된 잡지 라이프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심한 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영화 그 자체만의 재미를 놓고 본다면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를 우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다지 화려한 영화도 아닌 데다가 막 웃기는 영화도 아니니 말이죠. 늘 공상에 빠져들어서 이 상황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상상만 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는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려고 하더라도 다소 심심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정말로 좋은 영화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실제로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해 봐!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더 이상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차라리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괜찮은 일일 겁니다. 물론 이를 통해서 멋진 이미지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은 무리에 가게지만 말이죠. 하지만 굳이 멋있지 않아도 어떻습니까? 하지만 멋지지 않은 인생. 지루한 인생이 너무나도 답답하던 월터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8.2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튼 위그, 숀 펜, 셜리 맥클레인, 아담 스콧
정보
판타지, 어드벤처 | 미국 | 114 분 | 2013-12-31
글쓴이 평점  


한 여자를 사랑하기에 자신의 소심함을 감추고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게 된 월터 미티의 모험담은 사실 찌질한 남자의 로맨스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참 특별합니다. 자신을 과시하면서 마치 잘난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는 다른 이들처럼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늘 겸손하고 자신이 지금 도대체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하고 있죠.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늘 그 자리에 있는 그런 사람인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없이는 라이프 매거진이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오랜 시간 그 자리에서 가만히 머물면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낸 사내는 일종의 고수와도 같은 풍모를 풍길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거고 말이죠. 하지만 월터는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닐 겁니다. 어릴 적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던 그는 자연스럽게 가장이 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짊어지게 되었으니까요. 더 이상 아이처럼 어리게 자신의 꿈만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버린 거죠. 이제는 잊어버린 꿈을 향해서 다시 나아가는 한 사내의 이야기는 참 묘한 깨달음을 주게 만듭니다.

 

벤 스틸러가 맡은 월터 미티는 그다지 삶의 활력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기도 한 사람입니다. 때때로 과도한 상상에 빠진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고는 딱히 업무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도 아니니 말이죠. 그런 그가 우연히 한 여자를 마음에 담게 되면서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게 됩니다. 전에는 그냥 하루 살고, 또 하루 사는 것이 전부였던 그는 이제 정말로 자신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그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죠. 사랑하는 여자가 그에게 새로운 일을 해보라고 권한 것도 있고, 또한 애초에 마지막 사진을 찾게 만든 사진가이자 얼굴도 모르는 오랜 동반자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한 남자는 자신의 일을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 여정에 오르고 그 여정에서 결국 그는 단순히 스물다섯 번째 사진이자 라이프지의 마지막 표지만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냥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누군가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그런 삶에서 이제 조금은 자신의 삶을 찾을 방향을 갖는 거죠. 그리고 힘들다는 것은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세상이라는 무게를 온통 짊어지던 그는 세상의 무게도 내려놓는 법을 알고 자신도 강해지면서 그 무게를 조금 가볍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영화이니 만큼 영화 자체는 그다지 흥미롭다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감성 같은 것들이 묘하게 다가오면서 더 매력적으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장 좋은 점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다시 한 번 상상하게 만든다는 것일 겁니다. 늘 이렇게 하면 될 거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않는 수많은 이들을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말이죠. 다만 제목은 조금 영화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같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감안하고서도 영화 자체의 무게가 그리 가볍지 않기에 매력적으로 볼 수 있네요. 그리고 수많은 배역들도 다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고요. 조금 느린 감성이기는 하지만 분명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는 동안보다 보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라이프 매거진을 뛰쳐나가는 월터

월터의 수많은 상상